박온서 (사)자치분권포럼경기화성 사무처장 (전 경기도청연정협력관 전문요원)

서촌, 이상(李箱)의 집을 가다.

경복궁 서쪽마을인 서촌(西村)을 걷다보면 이상의 집이 있다. 그의 본명은 김해경, 이상의 집(서울시종로구자하문로7길18)은 그가 세 살 때 부터 27년의 생애 중 20여년간 머물렀던 집터의 일부이다. 철거될 위기에서 시민과 기업의 후원으로 작가 이상의 작품 혼을 기리기 위해 시민을 위한 열린 공간으로 운영되고 있다. 현재는 문화유산으로 등재되어 이상의 작품을 기억할 수 있도록 이상의 작품인 소설과 수필, 그림, 도안, 삽화, 서신을 분류해 연대순으로 관람할 수 있다.

[박온서의 시선] 서촌(西村)기행. 사진: 박온서, 경기남부뉴스

1920년 격변의 시대, 동화(同化)되지 못하는 감성으로 스물일곱의 나이에 생을 마감할 수밖에 없었던 식민지 조국의 박제된 천재라 불리웠던 청년 이상, 조각과 회화는 물론 시인이자 건축학도였던 이상은 1936년 발표된 소설 ‘날개’를 통해 많이 배웠지만 게으르고 나약할 수밖에 없는 ‘나’라는 주인공을 통해 삶의 무의미와 무의미를 벗어나고자 하는 분열된 자아를 보여 준다. 1930년대는 일제가 전시체제를 구축하면서 민족문화를 탄압, 말살하기 위한 억압정책을 가속화 하던 시기로 세계적으로 공황과 전체주의 파시즘이 대두하던 위기의 시대였다.

[박온서의 시선] 서촌(西村)기행. 사진: 박온서, 경기남부뉴스

세상과 동화되지 못하는 감성으로 비운의 삶을 살다간 불운의 천재 이상(李箱). 서촌 골목 그가 살았던 이상의 집을 둘러보며 비뚤어진 이념이 인간의 삶을 짓누르던 시대를 살아내야만 했던 이상의 시선을 본다. 좁다란 계단을 따라 다락방 같은 옥상에서 서촌의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그가 바라보았던 세상은 어떠했을까? 세상과 격리된 채 살아내야만 했던 자신을 소설 날개에 스스로를 투영하며 부정적인 세상을 벗어나야겠다고 날고자 했던 것은 아니었는지를… 불의와 광기가 판치는 세상에선 인간이 갈 수 있는 길은 오직 하나뿐이라는 생각이 든다. 우린 우리 삶의 조건들을 제대로 진단하고 살고 있는가를…비뚤어진 세상을 두 눈 부릅뜨고 보려고 하는 것은 오늘과 달라야 할 내일을 위한 것이다.

날개는 비상을 꿈꾼다. 그리고 그 꿈은 자유다. 모래사장에 던져진 물고기의 절실한 몸부림처럼 움츠렸던 어깨에서 돋아나는 자유를 꿈꿨던 이상(李箱). 세상은 꿈꾸는 자의 것이라 했던가… 불의의 시대, 그는 날개를 꿈꿨던 인간 이상(理想)이었다.

“날개야 다시 돋아라.”

“날자, 날자 한 번만 더 날자꾸나.”

“한 번만 더 날아 보자꾸나..”

이상의 소설 날개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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