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온서의 시선 12회] 응답하라 2023

▲박온서 경기남부뉴스 자문위원

 

재난 속에서 찾게 되는 인류애

따스한 골목길 익살스런 이웃들과 정을 나누며 사는 드라마가 있었다. 응답하라 1988 드라마에서 떠올리게 되는 그때 그 시절에 대한 향수가 모두 아름다운 호시절로만 기억되진 않지만, 드라마와 현실을 떠나 아날로그에 대한 향수와 더불어 그때 그 시절 골목길 드라마를 따뜻한 눈길로 바라볼 수 있었던 건 지금 현실의 삶 속에 팍팍한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조그만 위로를 줄 수 있었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어느 조사결과에서는 지진을 겪은 후 의지할 곳 없는 현대 사회 속에서 재난을 겪은 젊은 사람들이 사고의 상황 속에 무사히 살아남은 이후 사랑하는 배우자와의 만남을 찾으려는 현상이 두드러진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한다. 최근 튀르키에 와 시리아에서 발생한 지진에 의한 대규모 재난 참사를 보며 암흑 속에서 비로소 찾게 되는 인간의 헌신과 인류애를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재난 뒤에 우리가 얻게 되는 건 우리는 모두 똑같이 연약한 존재임을 스스로를 돌아보게 된다. 지금도 지구상 어디에선가 벌어지고 있는 전쟁과 평화를 두고 인간이 할 수 있는 선택지에서 한없이 낮아진 이성과 사람이 사람을 생각하는 마음의 회복을 바라며 우리의 휴머니즘을 재난 앞에서 다시금 깨닫게 된다.

 

사람의 진정한 가치는 위기일 때 발현(發現) 된다

암흑은 인간에게 때론 시련일 수 있지만, 빛과 어둠의 구분은 오히려 암흑 속에서 확연히 드러난다. 사람도 이와 같으리라. 유리할 땐 힘껏 응원하고 자신에게 불리하게 느껴지면 안면 바꾸는 배신이 횡행한다. 타인의 고통에 무감해질수록 인간은 공멸로 치닫을 수밖에 없다.

고통받는 자의 눈을 똑바로 바라볼 수 있다면 우리는 비로소 내면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귀 기울일 수 있을 것이다. 타인의 아픔을 내 아픔처럼 느낄 수 있는 인간의 의식변화가 있을 때 그나마 세상은 나아질 수 있다고 믿는다. 자신을 버리고 누군가를 지키기 위해 위험과 희생을 마다하지 않았던 이들에 대한 헌신을 생각한다. 세상은 목소리를 크게 내지 않지만 작은 사람들의 큰 용기로 나아갈 수 있었다. 위기일 때 사람의 진정한 가치는 발현된다. 그리고 사람은 어려울 때일수록 보이는 인간의 미소가 더 빛나는 법이다. 오늘도 재난을 겪고 있는 튀르키에와 시리아 난민의 슬픔과 상처가 인류애의 온정으로 조금씩 이나마 치유되기를 두 손 모아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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