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남부뉴스는 5일 오전 가천대학교 ESG센터 유재언 센터장을 만나 최근 들려오는 가천대학교의 다양한 지역사회 활동에 관해 이야기 나누었다. 대학의 정(正)기능인 기초학문 연구와 새로운 인재상에 대해 가천대학교가 제시하는 이정표는 무엇인지 그 답을 찾아가 보기로 한다.
가천대학교(총장 이길여)는 가천의대, 경원대, 가천길대, 경원전문대 4개 대학이 통합해 2012년 새롭게 출법한 종합대학이다. 의과대와 한의대, 약학대, 간호대를 모두 갖추었으며 경기도 성남에 글로벌캠퍼스, 인천에 메디컬캠퍼스를 운영하고 있다.
수인분당선 가천대역에 내리면 바로 가천대학교 정문이 나온다. 교정을 들어서니 빨갛고 귀여운 무당벌레를 닮은 에코버스가 학생들의 승차를 기다리고 있었다. 오르막 형태인 안쪽 학과 건물로 가는데 수월한 교통수단이다.
2022년 8월 실내건축학과 안은희 교수와 학생 50명이 사할린동포들이 많이 거주하는 안산 고향마을 1단지 노인복지관을 찾아 개관식을 함께했다. 이들은 앞선 4월부터 약 4개월간 공간환경 개선프로젝트를 LH와 협업으로 진행했다. 대상은 경로당 내 할아버지 휴게실, 할머니 휴게실, 체력단련실 등 총 3곳이었다. 마땅한 여가 공간이 부족했던 사할린동포들에게 쾌적한 선물이 되었으며 학생들에겐 사회적 약자에 대한 문제를 고민하고 해결책을 모색해 보는 의미 있는 활동이었다. 그런데 이게 끝이 아니었다.
학교와 사회의 연결고리···그 중심에 있는 가천대학교, ESG센터
코로나 3년간 대학 상권이 아주 어려웠다. 가천대는 학생들에게 소비 쿠폰을 나눠주었다. 쿠폰은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고 학생들을 교육하고자 기획됐다. 학생들이 상인을 찾아 각 전공 관련 활동으로 상인을 돕길 바랐다. 입간판, 메뉴판을 만들거나 메뉴 구성을 제안하고 가격은 적절한지 조사해 제공했다. 소방학과 학생은 안전 점검하고 도왔다. 건축학과 학생은 작은 가구를 디자인해 상인에게 전달하는 등 이들의 활동은 실제 식당 운영에 도움을 제공했다.
재원은 어떻게 마련했을까 궁금했다. 가천대는 교육부로부터 받은 비교과 혁신예산을 지역사회와 나누는 것에 기꺼이 앞장섰다. ESG센터 유재언 센터장은 “학교 3대 슬로건이 박애, 애국, 봉사이다. 정부로부터 받은 돈을 전부 다 학생과 지역으로 환원하자는 취지의 일환이며 3년 전부터 시작해 복정동, 태평동 상인과 교류하고 있다.”라고 소개했다.
봉사의 기획과 관리부터 재정의 사회 환원까지
가천대도 졸업을 위해선 사회봉사 과목을 이수해야 한다. 30시간이다. 교육과정이기에 이론교육도 있고 실제 활동도 포함된다. 유재언 교수는 “봉사활동을 학생이 할 수 있도록 누군가 기획하고 관리해 주지 않으면 단순한 활동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라고 말했다. ESG센터는 봉사의 방향을 잡아주고 체계화해서 학생들이 봉사활동 시간도 인정받지만, 학업에 도움 되는 구성도 살펴왔다. 또 학생들을 학교에 건의해 시상하며 동기부여도 만들었다. 봉사하는 문화 확산이었다.
예술체육대학의 작년 활동도 그랬다. 성남서초등학교는 재개발을 앞두고 있어서 정부 지자체와 교육청으로부터 환경개선 지원을 받을 수 없는 학교였다. 벽이 너무 낡아 지저분한 것에 안타까워한 교장 선생님이 ESG센터를 찾아와 도움을 요청했다. 예술체육대학 벽화봉사전문팀 수십 명이 투입된 몇 달이 걸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ESG센터가 수천만원을 지원했고 성남서초등학교의 건물 안과 밖을 전부 다 칠했다.
2만명 가천대학생의 특별한 ‘스토리’
가천대학교 ESG센터장이자 사회복지학과를 지도하는 유재언 교수는 응용통계학과 학생들의 이야기를 들려줬다. 평소 통계를 배우는 학생들이 앞서 말한 지역상권 소비쿠폰을 사용할 때 설문조사와 분석을 했다. 그것이 하나의 보고서로 완성됐다. 이들의 프로젝트는 발표 자료로 만들어져 상인에게 꼭 필요한 정보로 환원됐다. 그리고 전문적인 통계학술대회에서 발표를 했다.
학생들은 가천대를 다니며 저마다의 스토리를 만들어가고 있었다. 학교는 ‘해보기, 되어보기’를 중요하게 생각했다. 장학금도 성적이 좋다고 그냥 주지 않고 어떤 방식으로 전공과 관련한 비교과 활동을 연계했는지 살피며 인센티브를 주고 장학금을 받은 구조였다. 교내에는 공모전을 주관하는 센터가 있어서 각종 공모전을 계속 발굴한다. 학생들은 수업에서 배운 내용을 최대한 활용해 지원하고 입상하면 상금과 상을 주고 입상하지 못해도 도전했다는 점을 중요하게 여기며 마일리지를 주고 있다.
가천대학교 ESG센터의 중요한 임무, 피드백
센터는 모든 프로그램마다 만족도 조사를 할 뿐 아니라 별도의 설문 조사도 진행한다. 이것은 센터의 매우 구체적이며 체계적인 설계의 기본이 된다. ‘아르미서포터즈’가 매년 40명 정도 구성되며 이들이 프로그램 참여와 모니터링 역할을 하고 동영상과 사진으로 알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 센터는 유재언 센터장을 비롯해 직원 3명, 조교 2명, 그리고 아르미서포터즈로 구성돼있다.
가천대학교, 통합으로 새 출발을 걷다
가천대학교는 2012년 4개 대학의 통합 후 10년이 지났다. 기자는 가천대ESG센터장인 유재언 교수와 이야기를 나누다가 두 번 “여기가 지금 미국인가요?”라는 반 농담 질문을 던졌다. 소중한 자산인 도전을 몸소 느끼도록 시스템을 갖춘 대학, 학교 상징이 무한대를 의미하는 ‘무한이’인 곳. 대한민국 경기도 성남시에 위치한 가천대학교다. 인터뷰 내용을 글에 다 담을 수 없을 정도로 가천대학교는 느낌표(!) 투성이였다.
끝으로 가천대학교는 학생들이 텃밭을 가꾼다. 이번 컨셉은 쌈채소다. 학기가 끝날 때까지 학생들은 물을 주고 가꾸며 본인도 먹고 복지관 등 주변에 나눈다.
가천대학교에서 20대 청년의 시절을 보내는 동안 이들이 시나브로 여유와 긍정이 넘치는 도전적인 인재로 성장해 나갈 것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