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난희 박사가 태권도의 맛과 멋을 담은 책 ‘태권도 산책’을 발간했다. 단국대학교 대학원에서 외래교수로 재직 중인 저자는 태권도의 기술뿐 아니라 정신적 수양을 현대적 관점에서 재해석하는 시선이 남다르다. 경기남부뉴스는 전난희 박사의 기존 칼럼에 이어 ‘태권도 산책’ 연재를 시작한다. 태권도를 사랑하는 전 세계인이 함께 읽고 나눌 새로운 태권도 이야기에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린다.
태권도는 세계화에 성공한 대한민국의 무예 스포츠이다. 태권도의 기술은 품새, 겨루기, 격파가 있다. 가장 먼저 배우는 기술은 품새이고, 두 번째는 겨루기다. 마지막에는 격파를 배운다.
격파는 태권도 기술 연마의 정도를 스스로 측정하는 기술이다. 공격 기술이 인체에 치명적인 위력을 갖기 때문에 판자나 벽돌, 기와 등을 부숨으로써 공격 기술의 정확성, 힘의 집중 등을 스스로 터득하게 된다.
필자는 태권도 격파 선수다. 필자가 처음 격파 대회에 출전한다고 했을 때, 주위에선 반대가 많았다. 중년의 나이에 격파를 시작해 큰 대회에 출전하겠다니 걱정할 만하다.
우여곡절 끝에 격파를 시작한 지 올해로 3년째다. 처음 격파 대회를 목표로 시작했을 때는 무엇부터 해야 할지 몰랐다. 여기저기 수소문 끝에 격파에 일가견이 있으신 사범님께 직접 찾아가 배웠다. 그때부터 격파의 끝없는 매력에 빠지기 시작했다.
격파는 하면 할수록 그 매력에 흠뻑 빠져들게 된다. 훈련이 고된 만큼 포기하고 싶은 자신과의 싸움을 이겨내야 한다. 간혹 부상을 입어 일상생활에 불편할 때도 있지만 이런 과정들을 이겨냄으로써 스스로에게 자부심을 갖게 된다.
격파는 단순히 물체를 깨는 행위보다 오히려 고도의 정신 집중과 힘의 한계를 극복하는 강인한 면모를 보여주는 행위에 더 의미를 둘 수 있다.
필자는 몇 년 전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태권도를 가르친 적이 있다. 기본적인 자세와 동작부터 시작해 나중엔 송판을 깨는 격파도 했다. 격파 수업에는 나만의 지도 방식이 있다. 수강생들은 처음 나무로 된 송판을 보면 지레 겁부터 먹는다. 두꺼운 나무 판때기를 깰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에 가득 차서 손사래를 치기도 한다.
하지만 설명을 들으면 이내 눈빛이 달라진다. 송판에 ‘깨고 싶은 자신의 나쁜 습관이나 사고방식’ 등을 적게 한 다음, 우렁찬 기합 소리와 함께 송판을 발차기로 부숴 버린다. 두 동강 난 송판은 기념으로 가져가게 한다. 수강생들이 깨뜨린 송판은 귀한 소장품이 된다. 부서진 송판은 훗날 다시금 마음을 바로잡는 매개체가 되기 때문이다.
격파의 의미가 마음까지 포함되는 수련으로 확장되면 좋을 것이다. 태권도(跆拳道)인이라면, 신체적 정신적 수련을 강조하는 데에서 더 나아가 진정한 무예인으로서 마음의 수련도 해야 한다. 태권도의 격파는 마음가짐을 올바르게 함으로써 진정한 무예인으로 거듭나게 한다.
많은 이들이 격파를 태권도의 꽃이라 한다. 격파를 하는 태권도인들은 이 말을 가슴에 품고 수련을 한다. 겨울 매서운 추위를 이기고 꽃들이 피어나듯, 혹독하게 단련한 자신만의 무예를 격파로 선보인다. 오늘도 피땀 흘리며 격파를 수련하는 이들의 손과 발에 덧입혀진 굳은살이 꽃보다 아름답다.
The Flower of Taekwondo Skills, Gyeogpa
Taekwondo is Korea’s martial arts sport that succeeded in globalization. Taekwondo skills include Poomsae (form), Gyeorugi (sparring), and Gyeogpa (breaking). The first skill you learn is Poomsae, and the second skill is Gyeorugi. Lastly, you will learn Gyeogpa.
Gyeogpa is a skill that measures the degree of Taekwondo trainees’ technical training by themselves. Its attacking skill has the power to cause a fatal blow to the human body. So, by breaking wooden boards, bricks, and roof tiles, the trainees can learn their attack techniques’ accuracy and concentration of strength.
I am a Taekwondo Gyeogpa player. When I tried to participate in the Taekwondo Gyeogpa contest for the first time, people around me opposed my participation. Everyone was worried because I started to learn Gyeogpa in middle age and tried to compete in a big tournament.
This is the third year since I practiced Gyeogpa skills through so many ups and downs. When I started practicing for the first Taekwondo Gyeogpa contest, I didn’t know where to start. After asking around, I visited a Taekwondo Gyeogpa master to learn his Gyeogpa skills and techniques. From then on, I fell in love with the endless charm of Gyeogpa.
The more you practice Gyeogpa, the more you fall in love with it. Gyeogpa training is so difficult that sometimes you want to give up, but you have to overcome this fight against yourself. Occasionally, you may be injured during training and feel uncomfortable in your daily life. But you can take pride in yourself by overcoming these processes.
Rather than an act of breaking an object, Gyeogpa is an act of demonstrating a high level of mental concentration and a strong aspect of overcoming the limits of strength.
A few years ago, I taught Taekwondo to foreigners. Starting with Taekwondo’s basic postures and motions, I even taught Gyeogpa skills that break wooden boards later. I have my own training method for the Gyeogpa class. Taekwondo students are scared when they see the wooden pine boards. They often step back, thinking that they won’t be able to break the thick wooden boards.
However, their eyes quickly change as they listen to my explanation. I have them write ‘the bad habits and ways of thinking they want to break’ on the wooden pine boards and break the boards by kicking while shouting loudly. And I have them take two broken pine boards as a souvenir. For Taekwondo practitioners, these broken wooden boards become a valuable collection because they become a medium to correct their hearts again later.
It would be great if the meaning of this Gyeogpa training lesson were delivered to the trainees. If you are a Taekwondoist, you should go beyond emphasizing physical and mental training and do the training of the heart as a true martial art trainee. Taekwondo’s Gyeogpa turns a trainee into a true martial art practitioner by making the trainee’s mindset clean and sound.
Many people say that Gyeogpa is the flower of Taekwondo. Gyeogpa practitioners keep these words in their hearts and train. As spring flowers bloom after the bitter cold of winter weather, trainees demonstrate their own martial arts, which they have rigorously trained in the form of Gyeogpa. Even today, the calluses on the hands and feet of those trainees who practice Gyeogpa with blood and sweat are much more beautiful than flowe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