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난희박사의 태권도산책 3] 태권도 교사를 ‘사범’이라고 부르는 이유

어린이집에 다니는 아이들 중 5, 6세 정도면 학원을 한두 개 다니기 시작한다. 부모가 맞벌이여서 아이를 늦게 찾아야 할 때, 다양한 경험을 주고 싶어서, 건강한 발육을 위해서 등 다양한 이유가 있다. 작년 가을 한 엄마는 6세 자녀를 발레학원과 수영에 보낸다고 했고 옆에 있던 엄마는 외동딸을 태권도학원에 보낸다고 했다. 요즘 태권도는 대세 운동이 아니라는 그 엄마의 말에 외동을 둔 엄마가 말했다. “아이가 마음이 튼튼하게 자라면 좋겠다. 운동과 놀이, 마음의 세계를 만나게 하고 싶어 태권도를 택했다. 우리는 그 리더를 ‘사범님’이라 하지 않는가”. 오늘 만날 [전난희 박사의 ‘태권도 산책’] 칼럼은 그때를 생각나게 한다.

▲전 난 희
태권도 6단
체육학 박사(스포츠사회학)
현) 국기원 연수원 이론교수
현) 세계여성스포츠위원회 회장
현) 단국대학교 대학원 체육학과 외래교수

2018년 여름 무주 태권도원을 찾은 서부 아프리카 코트디부아르의 교정청장과 만남은 몹시 특별했다. 태권도 공인 6단이라고 밝힌 필자에게 정자세를 취하며 깍듯하게 한국식 인사를 했기 때문이다. 우리에게는 코끼리 뿔인 상아를 무역했던 곳으로 알려진 옛 이름 ‘아이보리 코스트’였던 현재의 코트디부아르에서 그는 한국의 태권도 사범을 만나 태권도를 배웠다고 했다. 그는 당시 자기에게 태권도를 가르쳐주었던 사범님을 꼭 만나고 싶어 하였다. 우여곡절 끝에 국기원에 계신 연로하신 사범님과의 만남이 성사되었다. 국가 원수를 대하듯 바른 자세를 취하고, 이산가족을 만난 듯 얼굴에는 흥분이 가득했다. 그리고 계속 이분이 나의 사범님(Master)이라며 무척이나 자랑스러워했다. 그의 자긍심은 주위 모든 사람들에게도 전해졌을 뿐 아니라, 각인되기까지 했다.

우리는 태권도를 가르치는 선생님을 ‘교사’라고 부르지 않는다. ‘사범’이라고 별다른 호칭을 사용한다. 교사란 가르치는 선생님을 의미하지만, 사범은 여기에 특별한 의미가 하나 더 있다. 바로 ‘모범’이 되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쉽게 말해서, 교사의 ‘사’와 모범의 ‘범’을 합쳤다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태권도는 단순한 지식과 정보를 가르치는 스포츠가 아니다. 축구, 야구, 농구 등의 스포츠에서는 교사를 ‘코치’라고 부른다. 코치(Coach)란 ‘지도하여 가르치는 사람’을 뜻한다. 결국 잘 배울 수 있도록 운동 경기의 기술뿐 아니라 정신도 지도해주는 역할을 코치가 하고 있다. 그러나 태권도의 사범은 코치보다 더 특별한 의미와 역할을 지니고 있다. 그것은 바로 모범, 모델, 본보기가 되는 역할과 수련의 방향성까지 제시한다는 의미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요즘 어린아이들에게 꿈이 있냐고 물어보면 대부분 아이들이 꿈이 없다고 한다. 그러면 존경하는 사람은 누구냐고 물어보면, 없다는 말이 바로 튀어나오기가 일쑤다. 그래서인지 요즘 대학을 졸업한 청년들의 직업 1순위가 공무원인지도 모르겠다. 꿈도 없고 존경하는 인물도 없이 사는 모습은 그냥 바라만 보기가 때로는 고통스럽다.

우리나라의 스포츠인 국기 태권도에는 태권도를 가르치는 사범이 있다. 그래서 수련생들은 태권도 사범을 통해 발과 손기술 뿐 아니라 살아가는 방향과 길까지 배웠다. 사범님은 태권도 수련생에게 태권도 수련의 모범과 모델이었고 태권도 정신의 본보기였다.

태권도가 정식 올림픽 종목으로 채택되기 전, 태권도의 세계화에 크게 기여한 요인도 바로 태권도 사범들의 헌신적인 노력 때문이었다. 최근 연구에 의하면, 태권도 세계화에 있어 태권도가 해외에서 선풍적인 관심을 끌게 된 것은 해외로 파견된 한국 태권도 사범들의 개척 정신과 도전 정신이었다고 한다. 또한, 아프리카에 태권도가 보급되어 대중화를 이룬 것도 한국 태권도 사범들의 피나는 노력과 개인적인 헌신이었다는 논문이 있다. 지구 반대편에 있는 작은 동양의 나라의 태권도를 접하며 태권도를 통해 인격을 완성하고 올림픽 선수로서 국위선양까지 꿈꿀 수 있었던 외국 선수들이 가장 먼저 본 것은 태권도 사범님 안에 있는 정신세계였다. 그것이 그들에게 수련의 길과 인생의 방향이 되었고, 태권도가 전 세계인의 스포츠 대축제인 올림픽의 정식 종목이 될 수 있는 열쇠가 되었던 것이다.

오늘의 태권도에는 괄목할 만한 기술과 제도의 발전이 있었다. 부족하지만 태권도의 세계화도 다양한 연구와 정책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태권도에서 ‘사범’의 존재는 자꾸만 퇴색되어 가고 있지는 않은가 의심이 된다. ‘사범’이 빠진 태권도는 다른 스포츠와의 변별력을 쉽게 잃고 말 것이다. 우리는 지금도 태권도를 가르치는 선생님을 ‘사범님’이라고 부른다. 태권도를 통해 태권 수련의 길과 바른 인생의 모범을 제시해 줄 수 있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필자에게도 태권도 사범님이 계셨고, 또 태권도를 가르치며 그 사범님이 되고자 오늘도 자신을 돌아보고 있다. 지금도 작은 키의 연로한 동양의 작은 나라 노인을 ‘나의 사범님’이라고 부르던 코트디부아르 교정청장의 흥분에 찬 목소리가 기억 속에서 메아리친다.

 

Why Taekwondo Teachers Are Called ‘Masters’.

The meeting with the head of the national correction agency in Côte d’Ivoire of West Africa, who visited Muju Taekwondo-won in the summer of 2018, was so special to me. He politely greeted me with Korean-style greetings when I introduced myself as a master of Taekwondo 6th Dan. In Côte d’Ivoire, formerly known as Ivory Coast, where people traded ivory and the elephant horn, he met a Korean Taekwondo master and learned Taekwondo.

This time he really wanted to meet the master who had taught him Taekwondo once again. After many twists and turns, a meeting with an elderly master of Kukkiwon was made. As if he was treating the head of state, he took a correct posture. And his face was full of excitement, as if he had met a separated family. And he was so proud, saying, “this is my master.” His pride was not only passed on to everyone around him but also imprinted upon them.

We do not call a Taekwondo trainer a teacher. We use a special title called ‘master.’ A teacher is a person who teaches, but a master has one more special meaning. A master is a person who becomes a ‘role model.’ Simply speaking, it will be easy to understand if you think of the Gyo-sa(teacher) ‘s “sa” and the Mo-beom(role model) ‘s “bum” combined.

Taekwondo is not a sport that teaches simple knowledge and information. In sports such as soccer, baseball, and basketball, teachers are called “coaches.” A coach means “one who leads and teaches.” In the end, the coach plays the role of leading and teaching not only the skills of the sport but also the spirit so players can learn well. However, Taekwondo masters have more special meanings and roles than coaches. It has the meaning of presenting the role of being an example, a model, and a role model and even the direction of training.

If you ask children if they have a dream these days, most children say that they have no dream. If you ask them who they respect, they often say no one. That is probably why a government officer is the number one desired job for young college graduates. It is sometimes painful to just see people living without dreams and admirable figures.

In the Korean national martial arts and official sport, Taekwondo, there is a master who instructs Taekwondo. So, Taekwondo trainees learned not only skills of hands and feet but also the direction and way of life through Taekwondo masters. Master was a role model and model of Taekwondo training and also an example of Taekwondo spirit for Taekwondo trainees.

Before Taekwondo was adopted as an official Olympic sport, the dedication of Taekwondo masters was a major contributor to the globalization of Taekwondo. According to recent studies, it was the pioneering spirit and challenging spirit of Korean Taekwondo masters sent overseas that Taekwondo attracted sensational attention in the globalization of Taekwondo.

In addition, there is a thesis stating that the popularization of Taekwondo in Africa was due to the effort and personal devotion of Korean Taekwondo masters. Foreign Taekwondo trainees have met Taekwondo of a small oriental country on the other side of the world, completed their character through Taekwondo training, and dreamed of becoming an Olympic athlete. The first thing they could see was the spiritual world of their Taekwondo masters. It became the way of training and the direction of life for them and the key for Taekwondo to become the official event of the Olympics, the sports festival for people around the world.

In today’s Taekwondo, there was a remarkable development of technology and system. Although it is still lacking, the globalization of Taekwondo is being done through various studies and policies. However, I doubt that the existence of ‘Sa-beom(master)’ in Taekwondo continues to fade. Taekwondo without a “master” will easily lose its distinction from other sports. We still call Taekwondo instructors’ masters.’ This is because Taekwondo masters are the ones who can present the way of Taekwondo training and the role model of the good life.

I also had a Taekwondo master, and I always try to reflect on myself today to instruct Taekwondo as a Taekwondo master. Even now, the voice of the head of the Côte d’Ivoire correction agency, who was excited to call Korea’s short old man “my master,” echoes in my mem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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