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는 경기도민 여러분, 독립유공자와 유가족 여러분, 일흔여덟 번째 광복절을 온 도민과 함께 축하합니다.

올해, 4년 만에 독립유공자와 유가족 여러분을 모시고 경축 행사를 열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합니다.

오희옥 애국지사님도 영상으로나마 뵐 수 있어 더욱 뜻깊었습니다.  우리의 해방과 광복은 바로 이런 분들의 헌신 덕분에 가능했습니다.

선열들께선 조국의 광복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치셨습니다.  이분들의 뜻을 소중히 기리고, 더 크게 잇는 일은 후대의 마땅한 도리이자 사명입니다.

저는 오늘 선열께서 그토록 갈망했던 해방 조국, 벅차게 열어가고자 했던 더 큰 대한민국을 여러분과 함께 그려보고자 합니다.

 

1. 우리는 더 큰 대한민국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선열께서 꿈꾸셨고, 우리가 가야 할 나라는 ‘더 큰 역동성’, ‘더 큰 포용’, ‘더 큰 미래’로 열어가는 ‘더 큰 대한민국’입니다.

이 세 가지는 제가 경기도정을 통해 실현하고자 하는 ‘더 많은 기회’, ‘더 고른 기회’, ‘더 나은 기회’와 맞닿아 있습니다.

 

1-1. 더 큰 대한민국은 더 큰 역동성으로 우뚝한 나라입니다.

경제·외교, 문화·안보 등 국가 역량에서 세계를 선도해야 합니다.  지속 가능하고 질 높은 경제성장을 이어가야 합니다.

뺄셈 외교가 아닌 덧셈 외교로 글로벌 파트너를 늘려야 합니다.  K-문화, K-콘텐츠 등 문화의 힘, ‘소프트 파워’를 더 키워야 합니다.

튼튼한 안보를 기반으로 한반도뿐 아니라 동북아 전체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해야 합니다.

 

1-2. 더 큰 대한민국은 더 큰 포용으로 더불어 살아가는 나라입니다.

품 넓은 상생과 포용의 공동체를 이뤄야 합니다.  혐오와 차별, 고립과 소외로 고통받는 이웃이 없어야 합니다.

이제 그만 좀 싸우고 서로 다른 생각을 존중해야 합니다.  낙오되는 사람이 없도록 두터운 사회안전망을 갖춰야 합니다.

나이, 성별, 계층, 장애 여부와 상관없이 고른 기회가 주어져야 합니다.

 

1-3. 더 큰 대한민국은 더 큰 미래를 열어가는 나라입니다.

미래를 내다보고, 인류 공동의 위기에 선도적으로 대응해야 합니다.  미래가 아닌 현재의 문제가 된 기후위기에 가장 선제적으로 대처해야 합니다.

대한민국이 맞닥뜨린 가장 큰 위기인 저출생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디지털 전환, 4차 산업혁명에서 주도권을 이어가야 합니다.

지역소멸과 젠더 갈등, 세대 갈등을 선제적으로 극복해야 합니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은 어떻습니까.

해방 이후 우리나라는 세계가 인정하는 성장을 이룩했습니다.  경제, 사회, 문화적으로 힘을 키우면서 국민적 자부심도 함께 커졌습니다.

그러나 ‘여기까지가 아닌가’하는 불안감이 밀려오고 있습니다.  OECD 국가 중 경제성장률 꼴찌라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일본에도 뒤처지는 경제성장률은 대한민국 산업화 이후 처음 있는 일입니다.  얼마 전 세계스카우트잼버리가 끝났습니다.  세계 각국에서 온 참가자들의 실망이 컸고,

국제적으로 부끄러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유례가 없던 일입니다.  올림픽, 월드컵, 엑스포 등 국제행사를 치르며 세계인의 찬사를 받았던 우리 국민의 자긍심이 상처받고 있습니다.

화합과 상생은커녕 경제활동 주체들을 편 가르는 경제, 내 편 아니면 적이라는 흑백논리로 적을 만드는 뺄셈 외교, 나날이 갈등하고 쪼개지는 사회,

그 앞에서 소모적 대결과 남 탓만 일삼는 정치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저성장, 저출생, 기후 위기를 뚫고 미래로 나아갈 길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78년 전 선열께서 꿈꾸셨던 나라는 이런 모습은 아닙니다.

 

정치, 경제, 외교, 사회의 복합적인 위기는 다름 아닌 리더십의 위기입니다.

국민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통합의 리더십’이 필요합니다.  ‘대결 정치’, ‘남탓 정치’로 국민을 편 가르고 쪼개서는 안됩니다.  국제 정세의 격변과 외세의 침입에서 분열했던 아픈 역사를 통해

지금의 교훈을 찾아야 합니다.  국민의 삶에 대한 ‘책임의 리더십’이 필요합니다.  삶터에서 그리고 일터에서, 심지어 백주대낮 공공장소에서도 무고한 국민의 삶이 스러져가는데

다른 사람에게 책임을 물을 뿐 그 누구도 책임지지 않습니다.  책임지지 않는 리더십은 스스로 주인의식이 없음을 고백하는 것입니다.

자기 기득권을 먼저 내려놓는 ‘솔선수범의 리더십’이 필요합니다.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권한을 남용하지 말아야 합니다.  그것이 우리 사회가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변화의 전제입니다.

통합의 리더십, 책임의 리더십, 솔선수범의 리더십을 회복해야만 대한민국은 더 큰 역동성, 더 큰 포용, 더 큰 미래를 향해 흔들림 없이 나아갈 수 있습니다.

 

2. 더 큰 나라에는 더 큰 책임이 뒤따릅니다.

존경하는 도민 여러분, 독립유공자와 유가족 여러분, 광복의 달 8월이지만, 올해는 유독 마음이 무겁습니다.  한 세기 전 일본은 이웃 나라들에 막대한 피해와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준 바 있습니다.

이제 곧 ‘후쿠시마 오염수’를 방류하겠다고 합니다.  국제사회의 우려에 귀를 닫은 채 가장 값싼 방법으로 오염수를 처리하려 합니다.

이웃 나라를 향한 존중도, 미래 세대를 향한 책임도 찾아볼 수 없습니다.  이런 일본에 대한 우리 정부의 태도 역시 지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미래지향적 한일관계’라는 허울 좋은 이름 아래

과거와 현재에 대한 일본의 무책임에 면죄부를 주고 있습니다.  일본에 대해 선택적 관용, 선택적 포용을 베푸는 것 역시 명백한 ‘책임방기’입니다.

역사적 성찰 없이 미래를 함께할 동반자가 될 수 없습니다.  올해는 ‘고노 담화’ 30주년, ‘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 25주년입니다. 일본 정부는 여러 차례 표했던 사과를 뒷받침하는

실천적 조치를 보여야 합니다.  성찰과 반성을 통해 국제사회의 모범을 보여야 합니다.  우리 정부도 국민께 상처 주는 일을 더는 하지 말아야 합니다.

곧 열릴 한·미·일 정상회담에서 우리 정부는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반대하는 분명한 목소리를 내야 합니다.

두 나라가 과거와 현재 앞에 주어진 책임을 다할 때 한일 양국은 미래지향적인 동반자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3. 더 큰 대한민국으로 함께 가는 길, 경기도가 앞장서겠습니다.

경기도는 역사적 책임을 외면하지 않겠습니다.

‘선감학원’ 사건이 있었습니다.  부랑아 교화를 구실로 수천 명의 아동에게 강제 노동과 폭력을 자행했던 일입니다. 일제시대에 시작돼 권위주의 정부까지 이어졌습니다.

그러나 일본 정부도, 우리 정부도 그 어떤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경기도는 피해자들께 먼저 손을 내밀었습니다. 진심을 담아 사과드렸고, 경제적 피해보상을 해드렸습니다.

경기도가 먼저 물꼬를 트자, 부산의 형제복지원, 충남의 서산개척단 등 국가폭력 피해자 보상에 대한 전향적인 결정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경기도는 가장 먼저 미래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경기도는 투자유치와 수출활로 개척을 통해 경제영토를 넓히고 있습니다.  AI, 전기차, 바이오 등 미래산업 육성으로 성장 잠재력을 키우고 있습니다.

‘노사민정협의회’가 상호이해와 신뢰의 정신으로 순항하고 있습니다.  각계각층을 아우르는 지속 가능한 포용 사회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신재생에너지 사용 등 기후 위기 대응에서 가장 선제적이고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상생과 협치로 도민을 위해 힘을 모으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변화를 이끄는 ‘더 큰 경기도’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사랑하는 경기도민 여러분, 존경하는 독립유공자와 유가족 여러분

백범 김구 선생의 1946년 첫 광복절 연설은 이렇게 시작합니다.  “오늘은 우리 전 민족이 세계 무대로 발을 들여놓는 시기를 맞았습니다.”

78년 전 우리는 해방의 기쁨을 맞았지만, 그 기쁨이 채 가시기도 전에 극한 갈등과 대립으로 분단과 전쟁의 아픔을 겪었습니다.

대한민국은 이제 경제ˑ문화적으로 선진국 반열에 올라섰습니다.  그러나 사회 갈등과 정치 분열은 여전합니다.  국격과 리더십은 크게 퇴행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역사에서 교훈을 얻어야 합니다.  이제 ‘더 큰 대한민국’으로 성장해야 합니다.  국제사회에서 존경과 신뢰를 받아야 합니다.

미래의 주인공이 되어야 합니다.

 

우리는 할 수 있습니다.

빼앗긴 나라를 되찾고, 전쟁의 참화를 극복한 저력, 지독한 가난을 이겨내고, 불의와 독재를 물리친 저력이 우리에게 있습니다.

세계인의 가슴을 울리는 문화를 꽃피우고, 디지털 전환을 선도한 창의성이 바로 우리에게 있습니다.

‘더 많은 기회’, ‘더 고른 기회’, ‘더 나은 기회’로 ‘더 큰 경기도’를 만들겠습니다.  ‘더 큰 역동성’, ‘더 큰 포용’, ‘더 큰 미래’로 ‘더 큰 대한민국’이라는 꿈을 함께 이루도록 합시다.

 

경기도는 약속드립니다.

더 큰 대한민국으로 가는 그 길에서 변화의 중심, 기회의 경기도가 맨 앞에 서겠습니다.  존경하는 오희옥 지사님의 쾌유를 빌며,
모든 애국지사께 다시 한번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바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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