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염미영 사진작가. 한국사진작가협회 소속 회원으로 각종 공모 다수 수상.

사진활동을 하면서 해를 거듭할수록 ‘나만의 사진’을 담아야겠다는 마음 속의 목표는 굳어지고 있다. 이러저러한 다양한 주제를 모색해야하고 촬영기법을 어떻게 활용할까? 어떤 소재를 이용하여 주제를 부각시켜볼까? 등등~ 고민이 생겨나기도 한다.

비가 주룩주룩 오던 어느 날, 딱히 야외촬영의 엄두가 나지않아서 실내촬영을 해 보기로 한다. 실내촬영의 키포인트는 조명을 활용한 빛! 빛의 방향을 바라보며 본격 촬영으로 들어간다.

[염미영의 포토스토리 35회] 복주머니 예찬. 사진: 염미영, 경기남부뉴스
소품은 가방 속에 넣고 다니는 끈이 달린 복주머니를 주인공으로 정하고 촬영해 보았다. 물론 실물 촬영 모습 그대로는 아니지만 색감을 모두 반전시켜서 새로운 형태의 물체로 보이는 결과가 나왔다. 잠시 고민된 부분은 전통적 이미지의 복주머니를 나만의 작품 톤으로 재해석해서 혹여나 복주머니의 본질의 저해하지는 않을까하는 우려가 살짝 생겼다.

복주머니는 ‘복을 불러들이기 위해 차고 다니는 여러 가지 무늬가 수놓인 주머니’라는 개념을 갖고 있다.

아주 오래전에 유래된 복주머니라는 물건은 우리옷인 한복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한복에는 딱히 물건을 넣을 수 있는 호주머니가 없기에 별도로 주머니를 만들어 차고 다녔다고도 한다.

실제 복주머니는 물건을 넣기 위한 실용적인 목적보다는 설날이나 명절에 새옷을 사주시는 부모님의 선물로 복주머니를 액세서리처럼 달아주셨던 기억이 난다. 일가친척들이 모여앉아 돌아가며 세배를 올리면, 세뱃돈을 받는 기쁨과 세뱃돈을 세어 바로 꾸깃꾸깃 접어서 복주머니에 넣는다. 복주머니는 마치 금덩이처럼 소중히 매만지던 호주머니 속의 보물같은 존재였다. 어쩌면 자녀들에게 복주머니를 차게 하여 일년 내내 좋지않은 기운을 쫓고 복을 불러오게 하려는 조상들의 심성이 깃들여있는 물건처럼 느껴진다.

요즘이야 일가친척이나 자손들에게 복주머니를 특별한 선물처럼 나누어주던 풍습도 찾아보기 어려운 세상이 되었지만 말이다.

촬영해 놓은 복주머니 형태를 디지털아트 형태로 톤을 맞춰 재구성해놓고 보니 전혀 다른 느낌을 주는 복주머니 모습으로 탈바꿈되었다. 복주머니 크기만큼의 행운이 내게 전해오는 것 같아서 기분이 들떠진다. 그래서인지 하나의 작품으로 변장한 사진파일을 들여다 보며 복주머니에게 살포시 속삭인다.

“복주머니야! 어쩜 이리도 고울소냐, 참 곱기도 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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