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수원역 다문화 상권 밀집 지역을 다시 가볼 참이다.
2022년 2월경부터 6개월 동안 갓매산로 일대에서 지냈다. 오전 9시부터 오후 늦게까지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수원에서 25년을 살며 수원역 버스정류장에서 국도로만 다니던 나는 참 수원을 잘 모르는 사람이었다. 갓매산로는 투박함 가운데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는 정겨운 곳이었다. 간판은 노랗고 빨갰고 거리엔 한자어가 많이 보였다.
중국만두도 먹고, 고기빵도 먹고, 마라탕도 먹고, 아이스라떼도 먹었다. “말로만 듣던 마라탕을?” 어리둥절한 나를 다문화친구가 끌고 다녔다. 각 나라 특유의 향신료가 있듯 이곳은 내게 어색함이었다. 빵집에 가자는 말에 파리바게뜨나 뚜레쥬르를 생각했다면? 한국으로 따지면 분식집이 조금 더 어울리는 것 같다. 주방과 홀 한쪽에선 직원들이 연신 만두와 빵을 만들어 굽고 튀겨냈다. 홀은 네모진 식탁들이 놓여있었다. 쌀 조로 만든 죽과 만둣국을 시키고 빵을 몇 개 시키면 적은 돈으로 4명이 배부르게 먹을 수 있다. 몇 번 먹다 보니 향신료가 자연스러워졌다.
조금 더 역과 멀리 갓매산로로 들어가면 단독주택들이 나온다. 놀이터에는 할머니가 손주들을 보거나 전날 밤샘하고 늦은 오후 휴식을 취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한국어가 가능한 그들과 사는 이야기를 나눈다. 10년 열심히 벌어 가게를 확장한 분, 경기가 안 좋다는 분, 몇 년째 고향을 못 가본 분, 본국에서 연금을 받고 있는 분 등을 만나곤 했다.
“일 없어요”
이 말은 거절을 뜻하는 말이다. “아주머니 피곤하실텐데 조금 쉬셔요”라고 하자 당신은 튼튼하다며 괜찮다고 하셨다.
책도 보고 글도 쓰고 사람도 만나는 곳이 수원역 다문화 밀집 지역이다. 이 곳은 매산시장, 화서시장으로도 연결되고 옛 경기도청, 수원화성과도 이어진다. 골목을 한참 들어가다 보면 30년 40년 수원역 근처를 지켜온 토박이 시민도 만날 수 있다.
거리는 환전소, 직업소개소, 마라탕가게, 요리식당, 빵집, 다문화 슈퍼만 있는 게 아니다. 한국의 카페와 은행, 음식점이 한곳에서 어울려 손님들을 맞이하고 있었다.
또 가볼 곳 갓매산로, 수원역 다문화 거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