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가 한강이 한국인 최초이자 아시아 여성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받았다. 한국 문학의 새역사를 쓴 것이다. 10월 10일 수상자 발표가 나자 수많은 언론은 감격스러운 마음을 담아 대한민국 경사인 작가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을 알렸다.
노벨상 위원회인 스웨덴 한림원은 생중계에서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한국의 작가 한강을 선정했다”라고 밝히며 그의 작품세계를 “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서고 인간의 삶의 연약함을 드러낸 강렬한 시적 산문”이라고 표현하며 선정 이유를 밝혔다. 이어 “한강은 자기 작품에서 역사적 트라우마와 보이지 않는 지배에 정면으로 맞서며 인간 삶의 연약함을 드러낸다”면서 “그는 육체와 영혼, 산 자와 죽은 자 간의 연결에 대해 독특한 인식을 지니며, 시적이고 실험적인 문체로 현대 산문의 혁신가가 됐다”라고 부연했다.
8년 전인 2016년 소설<채식주의자>로 아시아 최초 맨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을 수상한 한강 작가는 이미 세계적인 반열에 올랐다고 볼 수 있다. 당시 서점에서 <채식주의자>는 바로 베스트셀러 1위 자리를 차지하며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초기에 크게 주목받지 못했고 몰이해의 늪에 있었지만 그의 소설의 저력이 세상에 알려진 큰 기회였다. 사실 작가 한강은 대중소설가이기보다 전위소설가다. 1993년 계간지 <문학과 사회> 겨울호에 ‘서울의 겨울’외 4편으로 시인 등단을 하였고 1994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단편소설 ‘붉은 닻’으로 소설가로 등단하였다. 이후 자기만의 문학세계를 개척해 여러 시집과 소설집을 펴냈다. 맨부커상 수상 이후 꾸준히 국내외 문학상을 손에 쥐며 문학작품 활동에 힘을 가했다. 정명교 문학평론가는 한강 작가에 대해 “처음부터 자기 문체에 대한 탐구가 강했던 그녀는 5.18, 4.3 등 한국사에서 중요한 사건을 다룸으로 끈질기게 자기만의 길을 개척했다”라고 평가했다.
또한 이번 노벨문학상의 수상은 큰 관점에서 보자면 한국 문화 예술이 세계무대의 주류가 되었다고 볼 수 있다. 기생충의 오스카상 수상, 에미상 6관왕을 달성한 오징어 게임, 전 세계를 뜨겁게 달군 케이팝의 위상에 이어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은 한국 문화의 글로벌 영향력이 더욱 커지고 있음을 나타낸다.
한강의 소설을 읽어보고 싶다면 작가 본인이 추천한 <작별하지 않는다>(최근작), <흰>, <채식주의자> 3가지 책을 순서로 읽어보며 강렬한 시적 산문을 느껴보길 바란다. 다시 한번 그의 수상을 감격스럽게 축하하고 한국 문화 발전에 자부심을 느끼며 앞으로의 그의 행보를 더욱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