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엄마들은 똑똑하다.
아이를 잘 키우기 위해 많은 육아서도 읽어보고 육아전문가들의 유튜브를 시청해 많은 정보를 얻는다. 서점에는 어떻게 해야 두뇌가 좋아지는지, 어떻게 해야 수면 교육에 성공하는지, 어떻게 해야 원어민처럼 영어를 잘할 수 있는지, 어떻게 해야 수학적 머리가 잘 길러지는지 등 엄마들의 니즈를 충족시켜줄 엄청난 양의 똑똑한 육아서들이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그중 마음이 부자인 아이에 대한 정서육아서가 눈에 띈다.
6살 아이를 키우며 14년 동안 소아정신과 의사로 많은 아이들을 만난 박소영 작가는 한 가지 궁금증을 품게 되었다. “요즘 아이들은 부모의 관심을 받으며 부족할 것 없이 자라는데, 이 더 가난한 걸까? 대한민국 아이들의 행복지수는 왜 최하위일까?” <마음이 부자인 아이는 어떻게 성장하는가>는 이 물음에서부터 시작되었다.
그는 부모와 아이가 바라보는 방향이 다른 것에서부터 실타래는 얽히기 시작했다고 보았다. 부모는 다 같은 마음일 것이다. 나를 희생해서라도, 잠을 못 자서라도 오직 아이를 잘 키우기 위해 더 좋은 거를 해주고자 육아를 열심히 공부한다. 하지만 이런 부모 밑에서 자란 아이들은 오히려 불행하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아이를 행복하게 만들어 줄 수 있을까? 아이는 부모가 자신을 이해해 주고, 공감해주고, 함께해주길 원한다. 다만 ‘적절한 방법’으로 자신의 마음을 알아주고 함께해주길 바란다. 이 책은 바로 그 ‘적절한 방법’에 대한 책이다.
“좋은 부모는 아이의 마음을 넓힐 줄 아는 부모입니다”
저자에게 잊지 못할 순간이 있었는데, 바로 아이가 6개월 때 서로의 눈을 바라보며 서로의 사랑을 확신한 순간이다. 두 사람이 서로의 감정, 생각 등을 교류하는 이러한 상태를 ‘상호주관성’이라고 부른다. 낯설 수도 있지만, 사실 상호주관성은 우리 모두의 집에서 매일 일어나고 있다.
정신의학, 심리학, 인문학 등 전문가들 사이에선 잘 알려진 개념이지만 아직 일반인들에겐 알려지지 않은 ‘상호주관성’.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상호주관성’을 대중들에게 소개한다. 상호주관성을 높이면 정서 교육과 애착 형성이 저절로 이뤄지고 아이의 내면이 단단해진다. 아이뿐 아니라 부모도 달라진다. 아이와 부모가 서로의 마음과 생각을 나누는 순간 부모는 육아 지옥에서 벗어나 육아의 참맛, 육아의 참 행복을 느낄 수 있게 된다. 실제로 저자도 아이와의 상호주관적 경험을 육아의 원동력으로 삼는다고 고백했다.
부모는 약간의 노력만으로 상호주관성을 드라마틱하게 높일 수 있다. 특히 일상에서 가장 자주 발생하는 놀이와 대화 시간에 자연스럽게 상호주관성을 쌓을 수 있다.
놀이는 아이가 자신의 세계로 부모를 초대한 것이다. 아이와 함께 놀이를 할 때는 아이가 자신의 상상과 욕구를 드러낼 수 있도록 아이의 흐름을 따라가야 한다. 또한 아이가 하는 말과 행동을 그대로 따라하거나 아이의 행동을 묘사해 줌으로써 아이가 놀이에 더욱 몰입하게 할 수 있다. 대화를 할 땐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지 말자. 대부분의 부모가 아이의 감정을 들어주기보단 지금의 상태를 해결하려고만 한다. 하지만 아이가 어떤 마음인지 궁금해하며, 그 마음을 수용하고 공감해 주어야 한다. 그럼 아이의 태도도 달라질 것이다.
이런 정서 중심의 놀이와 대화가 매일 쌓일 때 가랑비에 옷 젖 듯 아이는 부모를 더욱 신뢰하게 되며, 자신의 감정을 받아들이고 조절하는 법을 배운다. 책의 마지막에는 자신의 육아를 점검하고, 상호주관성을 높일 수 있는 워크시트가 포함되어 있다.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이 짧거나 아이와의 관계를 더욱 단단하게 다지고 싶은 부모라면 워크시트로 커다란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도서정보>
발행일| 2024년 9월 25일
펴낸곳| 북크레용
가격| 19,800원
페이지| 332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