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 물, 파도, 시원함과 깨끗함이 떠오르는 동해 바다는 누군가에겐 생존의 공간, 누군가에겐 휴식의 공간이 된다. 어제 염미영 작가는 강원도 어달해변을 촬영한 사진을 보내왔다. 처음 사진을 받고 탄성을 지었다. 하늘인지 바다인지, 유화인지 사진인지 분간이 안되는 아름다운 사진이었다. 우리의 마음과 눈을 자연의 깊음으로 안내해주는 2월 [염미영 작가의 포토스토리]가 지금 시작된다.  

 

▲ 염미영 사진작가. 전 봉담고등학교 근무, 중등교사 33년 근무 후 퇴직, 각종 사진공모전 입상 다수, 현 한국사진작가협회 수원지부 회원, 현 에듀플룻오케스트라 단원

풍랑으로 격렬한 모습을 보이는 겨울바다, 동해를 찾았다. 만조와 간조를 반복하며 드넓은 갯벌의 멋을 보여주는 서해와는 다르게 푸르른 물빛만으로 하염없이 바라보게 하는 동해바다!

어촌주민들에게는 생존의 공간이 되기도 하지만 누군가에게는 바다를 바라보며 추억여행을 쌓고, 누군가에게는 그리움의 시를 쓰게 하고, 누군가에게는 언제나 찾아 보고 싶게 하는 연민의 장소가 바로 동해바다일 것이다.

[염미영의 포토스토리 3회] 240초의 겨울바다. 사진: 염미영, 경기남부뉴스

본 작가가 이런 겨울바다를 자주 찾는 이유가 있다. 장노출의 촬영을 목표로 어느 동해바다를 찾을 것인지를 먼저 탐색한 후 일기예보와 바다날씨를 참조하여 촬영장소를 결정한다. 바다 한가운데 물고기 모양의 빨간 등대가 우뚝 서 있어서 어선들의 밤길과 방향을 제시해 주는 아름다운 해변, 이곳  어달해변을 찾았다. 사람의 육안으로 바라보는 바다의 풍경을 카메라 장비와 기계적 조작으로 흐르는 시간을 볼 수 있다는 것이 사진 찍는 또 다른 묘미인 듯하다. 각종 필터와 장비로 촬영 전 세팅을 준비하며 파도의 출렁임을 240초 동안 카메라에 가둬 담아보았다. 이런 기법을 장노출(longtime exposure) 촬영이라고 불리운다. 물리적 기법을 통해서라도 시간의 흐름을 보고자 했던 인류의 호기심, 궁금증이 풀어진 것이다.

바람의 세기와 파도의 높이에 따라 바다의 얼굴은 시시각각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겨울바다는 하얀 포말로 연거푸 밀려오고 쓸려가는 반복을 통해 240초를 흐르는 동안 뽀오얀 우윳빛깔이 되어 사람의 눈에 보여진다. 흐르는 시간, 정해진 시간 동안 바다의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신기하고 놀라운 것인가? 우리의 삶도 이렇게 장노출로 담아볼 수 있다면 어떤 모습의 결과를 보여줄까? 라는 엉뚱한 상상도 해 본다.

동해 어달해변의 겨울바다를 240초 동안 담으면서 물리적 시간은 4분여에 불과하지만 찍혀진 결과물은 40여 년의 삶을 돌아보게 했다. 살아오면서 투명하고 맑았던 추억과 불투명하고 막막했던 시간들이 파도 속에 클로즈업되어 온다. 앞으로도 남은 여생은 기복을 달리하며 반복될지니 그 속에 숨은 아름다움 또한 반복해서 담을 것이다. 설 명절이 지난 오늘, 본 작가는 다시 또 다른 겨울바다를 만나러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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