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진작가협회의 지부 설립 60주년 기념 사진전이 열린다는 소식이다. 전시회를 앞둔 염미영 작가는 다시 볼 수 없는 귀한 복사꽃 사진을 신문사에 보내왔다. 반가운 봄, 복사꽃, 수원화성의 이야기다.

2022년의 3월은 꽃피는 계절, 새순이 돋는 봄을 노래하며 하루하루 다른 얼굴로 자연의 색을 보여준다. 본 작가가 소속된 한국사진작가협회 수원지부에서는 2022년 지부 설립 60주년 기념 사진전시 행사를 실시한다. (2022년 5월, 수원미술관 전시예정)
60주년 기념 전시에 제출할 작품을 고민하며 1차 선별해놓은 작품들 중에서 최종 제출해야 할 한 작품을 결정했다. 의미 부여된 작품들을 들여다보니 많은 생각이 떠올려진다. 화성의 아름다움, 멋에 취해 시시때때로, 방학 때는 집중적으로 화성을 거닐며 화성 둘레를 담았던 열정이 떠올라 미소를 머금게 하는 수원화성 사진들이었기에 더욱 애착이 크다. 그중에서 딱 한 점 작품을 망설임 없이 결정했다. 바로 복사꽃이 화사하게 핀 동북포루 배경의 사진이다.

수원화성을 돌아본 시민 또는 관광객이라면 창룡문에서 동북공심돈을 거쳐 동북포루와 방화수류정을 잇는 코스를 거닐면서 추억의 사진 한 장쯤은 남겼을 것이다. 지금은 새로이 단장한 동북포루와 공원 현대화 사업으로 인해 주차장도 생겨 접근성으로 보면 더 용이하게 정비되어 있다. 아쉽게도 복사꽃 나무와 전봇대는 이제 흔적도 없이 2017년의 봄을 마지막으로 볼 수 없는 추억의 사진이 되어버렸다. 동북포루의 철쭉, 영산홍, 일몰을 담으러 갈 때마다 비스듬히 고개를 내밀고 있던 전봇대가 그때 당시에는 매우 거슬렸다. 어떻게 하면 저 막대기 같은 전봇대를 보이지 않게 담을까~하는 고민을 주었던 피사체였는데 지금 되돌아보니 그 또한 아쉬움을 남기는 존재가 되어버렸으니 세월의 흐름이 주는 깨달음이 아닐까! 수원화성을 배경으로 꽃분홍의 복사꽃을 담으려 했던 나날. 비탈진 언덕에서 몇 번 구르고 몸의 균형을 못 잡아 기우뚱 넘어지며 카메라를 부여잡았던 그때의 봄날이었기에 몸이 기억하는 사진이 되어버렸다.
이듬해인 2018년 봄에 화사한 복사꽃을 기대하며 동암문을 통해 내려갔을 때, 아뿔싸! 흔적도 없이 사라진 복사꽃 자리를 보고 얼마나 허망했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