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염미영 사진작가. 전 봉담고등학교 근무, 중등교사 33년 근무 후 퇴직, 각종 사진공모전 입상 다수, 현 한국사진작가협회 수원지부 회원, 현 에듀플룻오케스트라 단원

 

포토스토리를 쓰기 전에 먼저 이곳이 어디인지 밝혀야겠다. 이곳은 강원도 횡성에 위치한 횡성호수 둘레길이다. 다소 생소하기도 한 듯한 지명이고 잘 알려진 명소도 아니다.

여름이라는 계절에 더 가까운 6월의 횡성호수 둘레길 산책은 걸음걸음마다 흙을 밟으며 햇살과 바람, 호수의 풍경을 보는 즐거움을 준다. 횡성호수 둘레길을 찾은 이유는 강원도에서 환경조성 차원에서 횡성호수 일대에 데크길을 만들어 가족, 연인, 노약자도 접근성을 용이하게 했다는 소식을 듣고 한적하면서도 맑은 공기를 마실 수 있는 자연의 호혜에 다소 거리가 먼 곳을 찾게 되었다.

둘레길 입구를 지나 10여 분 가볍게 산책하고 있을 무렵, 부지런히 아침산책을 마치고 땀을 닦으며 지나가는 어느 부부를 만났다. 외지인들의 방문에 생소한 듯하며 ‘ 이 좋은 곳을 으뜩해(어떻게) 알고 오셨으매?’라며 투박한 강원도 사투리로 반겨주시는 목소리를 듣고 잠시 대화를 나누게 되었다.

[염미영의 포토스토리 12회] 60대로 살아가는 부부의 길. 사진: 염미영, 경기남부뉴스

이 부부는 다니던 직장을 퇴직하고 횡성에 살면서 매일 아침 물 한 병과 간식 그리고 땀 닦을 수건을 준비해 둘레 코스를 한 바퀴 돈다고 했다. 호수에 반영된 아름다운 하늘과 깨끗한 공기, 살랑살랑 불어주는 바람의 느낌이 좋아서 아침 산책 습관이 되었다고 건강미소를 보이는 부부는 60대 후반으로 보였다. 모르는 남남으로 태어나 누군가의 귀한 아들과 딸로 자라서 결혼이라는 것을 하고 자녀들을 낳아 키우며 양육, 자녀들의 학업 뒷바라지, 자녀들의 진로, 자녀 결혼식으로 이어지는 30여 년을 살다 보면 직장생활의 종착역에 이르러 퇴직이라는 종지부를 찍는다.

부부의 남은 숙제는 오로지 건강이라고 한다. 첫 번째도 건강! 두 번째도 건강!

멋지고 아름다운 숙제를 매일매일 실천해가는 60대 부부의 길! 산책하는 뒷모습이 보기 좋아 담아보고자 한다고 사전 양해를 구했더니 쾌히 응하시며 앞모습도 찍어달라고 휴대폰을 주신다. 앞으로도 행복한 웃음과 힘찬 발걸음으로 둘레길 걷기를 바라며 한해 한해 퇴직 후의 멋진 여로가 되기를 기원해 본다. 참고로 이 장면은 2021년 강원도 횡성호수 추억의 사진 코너에 소개되어 전시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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