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염미영 사진작가. 전 봉담고등학교 근무, 중등교사 33년 근무 후 퇴직, 각종 사진공모전 입상 다수, 현 한국사진작가협회 수원지부 회원, 현 에듀플룻오케스트라 단원

 

2021년 한국재료연구원에서는 소품, 부품, 장비 대중화를 위한 공모전을 펼쳤다. 우연찮게 알게 된 <소부장 대중화 공모전> 내용을 보니 주제에 딱 어울리는 한 작품이 떠올랐다. 바로 영등포구 문래동에서 촬영한 이 작품이다. 작품명을 ‘무게와 중심’으로 출품했는데 뜻밖의 장려상 수상 소식을 받았다. 상 받은 것 보다 찍을 때의 감회가 떠올라 마음이 아리다. 왜 하필 촬영 장소가 문래동이었을까…….라는 !!

[염미영의 포토스토리 13회] 무게와 중심, 2021년 한국재료연구원 <소부장 대중화 공모전> 장려상 수상작, 사진:염미영, 경기남부뉴스

문래동의 골목을 거닐면서 사진에 대해 더 깊은 안목을 키워보자는 생각으로 찾았는데 셔터를 누를 때마다 어두운 문래동의 모습을 보게 되었다. 한때 우리나라 뿌리산업의 메카처럼 발전을 보이던 문래동은 철공소가 많고 각종 공구를 만드는 공장들이 즐비한 곳이었다. 천여 개의 소공인 공단이 모여 있으면서 주조, 금형, 용접 등 공정기술을 활용 부품을 완제품으로 만드는 공장지대로 번창한 동네였는데 어쩔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을 거스르지 못하는 문래동은 최근 변화하는 산업 환경에서 사양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물론 공장과 가계 문을 닫은 빈자리에는 카페, 술집, 식당들이 많이 들어서면서 젊은이들의 핫플레이스가 되어가기도 한다. 창작촌이 들어서면서 문예활동도 젊은 층의 호응을 받아 높아지고 있다.

서울의 한복판에서 도시의 그늘 같아 보이는 문래동! 숙련된 기술을 보유한 명장들은 가계 문을 닫고 하나둘씩 떠나가고 있다. 제조업 기술자들로 온 동네를 채웠던 가계 중 어쩌다 골목 언저리에서 드문드문 들리는 기계 소리만이 문래동 골목의 흔적을 알려준다. 높아지는 인건비, 기름값, 소재부품 자재값의 3중고와 이를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기술자들이 많이 떠나버리고 만 문래동 골목들은 옛 정취를 잃어가고 있다.

서비스업은 늘어나면서 제조업체는 사라지는 문래동이지만 삶의 ‘무게’라는 비중보다 ‘중심’을 바로 잡아가려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인 것이다. 귀가 윙윙거릴 정도로 신나게 돌리던 금속기계 공장의 산업일꾼들, 그들의 얼굴에 생존의 웃음이 활짝 꽃피우기를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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