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의 마지막이자 시작인 2023년 1월 1일 0시, 화성행궁 여민각에서 새해를 맞이하는 타종행사를 보고 왔다. 집에 들어가 몇 시간 눈을 붙인 뒤 일어나보니 2023년의 아침은 밝았다. 빛나는 태양이 중천에 오르려 할 즈음, 드론을 갖고 왕송호수로 나갔다. 일출행사로 전국의 산 정상, 바닷가 등으로 떠나서인지 호수의 1월 첫날은 고즈넉한 겨울 분위기로 새로운 시작을 알렸다.
사진을 시작할 무렵이던 초보시절에 왕송호수의 아름다움에 반해 처음 찾았던 때도 1월의 추운 겨울이었다. 그땐 레일바이크가 없던 그냥 민낯의 호수였었는데 격세지감인지 십여년이 지난 지금은 전국에서 관광객이 찾아드는 여행지가 되어버렸다. 호수 둘레로 자리잡은 각종 카페와 음식점은 환경이냐 지역사회주민의 삶이냐를 두고 많은 고민과 갈등이 있었던 시간들이 무색하리만치 이제는 모두가 자리매김으로 위치해 있으니 호수를 아끼고 보고싶어하는 여행객들의 장소가 되어가고 있다.
주말이면 찾던 곳, 하루하루 다르게 다른 얼굴을 보이는 호수를 보고 싶어 호수 전체를 한 바퀴 돌아보곤 했던 추억의 촬영지이었기에 본 작가는 왕송호수를 찾을 때마다 아련한 그리움의 촉이 스멀스멀 손 끝에 머문다.
벚꽃으로 화사하게 호수를 빛나게 했던 봄날 푸르른 나무의 녹음으로 호수의 물을 더 맑게 했던 무더운 여름날 호수둘레 단풍으로 색감을 수놓은 가을날 이젠 하얗게 내린 눈으로 호수의 수면을 포근하게 보이는 겨울날
어제의 태양이 오늘이라는 시간으로 솟아오르듯이 어제의 호수는 오늘도 그 자리에 변함없이 자리하기를 바란다.
왕송호수를 사랑하고 아끼는 어느 사진가의 작은 바램을 덧붙이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