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염미영 사진작가. 한국사진작가협회 소속 회원으로 각종 공모전 다수 수상.

 

매서운 추위와 영하의 날씨로 기온이 곤두박질할 때 ‘겨울은 겨울다워야 제 맛이지~~’하던 때가 있었다. 요즘이야 동네 한바퀴만 돌면 맛집 음식점과 인테리어가 멋진 카페에 들어갈 수 있는 여건이 즐비하니보니 혹독한 겨울을 만날 기회조차 드물게 되었다. 버스정류장에서 손을 호호 불며 버스를 기다리던 풍경 대신에 이제는 버스정류장 긴 의자에 앉아 따스함을 느끼며 전광판에서 알려주는 행선지 버스를 기다리는 상황이 되었으니 추위가 주는 낭만은 조금 물러가고 생활의 편리로 겨울을 느끼고 있을 뿐이다.

[염미영의 포토스토리 26회] 동박새의 겨울나기. 사진: 염미영, 경기남부뉴스

매서운 추위로 겨울방학을 보내던 어느 해 1월, 남부지방 울산이라는 곳에서 겨울추위에 먹이를 찾아 공원을 기웃거리는 새들을 찍는 연출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달려내려갔다. 딱새, 직박구리, 곤줄박이, 동박새 등의 새들이 좋아하는 모이를 연출세트장에 올려놓으면 재빠른 속도로 날아올라 잣, 모이 등을 먹고 날아오르는 장면을 처음 만나면서 카메라 셔터를 누르는 즐거움이 있었다.

바로 이때 처음 만난 새가 동박새이다. 눈가에 흰색의 둥근 줄무늬가 있어서 인지 영어로 표기된 이름도 ‘white eye’로 되어있다. 마치 그림 속에만 등장하는 박제된 새인줄 알았는데 눈 앞에서 날아오르는 동박새를 직접 보니 너무 귀엽기도 하고 신기함이 앞섰다. 이 새는 초록색,연초록의 등 깃털과 배 부위는 흰색으로 참색목-동박새과로 분류되어 있다.

몇 년 전에 울산에서 처음 만나본 동박새를 잊고 있다가 지난 달에 또 다시 만나게 되었다. 경기도권 가까이에 동박새를 키우는 분이 계셔서 방문한 것이다. 동박새가 좋아하는 꿀과 과즙을 주며 비닐하우스에서 활기차게 날아오르는 동박새를 만나니 비닐하우스 밖의 겨울과는 딴 세상 속에서 즐거운 하루를 보냈다. 열매에 맺힌 꿀을 먹기위해 날아드는 동박새의 몸짓은 생존을 위한 몸부림이지만 이를 담는 촬영가는 순간포착의 스릴을 만끽하는 것이다.

동박새와 사진가는 목표가 다를지언정 각자의 목적을 위해 상생하는 겨울나기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한다.

어여쁜 동박새야!

추운 겨울 잘 지내렴~ 내년에도 건강한 모습으로 만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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