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위연우 경기남부뉴스 특별기자단
      (경기대학교 영어영문학과 재학)

 

한국에서의 삶이 너무 해복해요!”
사할린에 두고온 자녀들이 보고 싶다”

안산 고향마을아파트경로당의 전경사진

경기남부뉴스는 지난 5월 19일 경기도 안산 사동에 위치한 ‘고향마을아파트경로당’에 사할린 동포분들의 근황을 취재하기 위해 방문했다.

안산고향마을은 1994년 한일 정상 회담을 통해 합의된 사할린 한인 전용 아파트로 한국으로 귀환을 원하는 사람들의 거주를 위하여 일본 정부가 건설 경비를 제공하고 한국 정부가 경기도 안산에 부지를 제공하여 만들었다.

안산 고향마을에 도착해 보니 이 넓은 아파트 단지에 사할린 동포분들만 살고 계신다는 사실이 놀랐웠다. 이렇게 아파트 단지 전체에 사실 만큼 사할린동포 분들이 많다는 사실과, 동포분들만을 위한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는 것도 처음으로 알게 되었다.

대학생 기자로써 사할린 동포분들과 만남이 처음이기 때문에 “언어 소통의 어려움이 있으면 어떡하지”라는 걱정도 있었지만 그분들을 만난다는 생각에 두근거리는 마음이 더 컸다.

사할린동포분들과의 만남

내가 고향마을아파트 경로당에 처음 들어갔을 때의 느낌이 아직도 생생하다. 왜냐하면 나는 어르신들이 계신 경로당에 가본 적도 없을뿐더러, 그곳은 사할린 동포분들이 계신 경로당이기 때문에 아직도 여운이 강하게 남아있다. 처음으로 들어간 경로당안에는 체력단련실, 할머니방, 할아버지방, 어울더울 경로당 등이 마련되어 있었다.

대학생 기자단들과 함께 할머니, 할아버지가 계신 방에 들어가보니 한 테이블에 4명도 앉아계시고, 많으면 7명 정도 팀을 이루어 ‘마작’이라는 게임을 하고 계셨다. 처음에 우리 기자들이 들어갔을때 ‘누구지?’ 하며 쳐다보셨는데 ‘대학생 기자단’임을 밝히고 인사를 드리자 좋아하시며 저희들을 반겨 주셨다.

  

어르신들과 잠시 인사를 나눈뒤 사할린에서 언제, 어떻게 한국에 오시게 되었는지 궁금해 하자 간단하게 말씀을 해주셨다. 내가 생각하기에 첫 인터뷰라 어떻게 계속해서 이어나갈까 걱정했는데 뜻밖에 어르신들이 말씀을 잘 해주셔서 편하게 대화를 할 수 있었다.

사할린 어르신들과의 첫만남

Q. 안녕하세요 어르신 사할린에서 한국에는 언제 들어오시게 되었나요

김순금(88세 여): 나는 2000년도에 한국에 왔고, 대부분은 부부가 함께 이곳에 왔습니다. 현재 저의 남편은 아프셔서 돌아가셨고 지금은 혼자 남아 있습니다.

박공길(80세 남): 나는 2008년도에 아내와 한국에 왔고 15년 됐습니다. 자녀들을 모스크바에 남아 있고 어머님이 한국에 계시는데 102세시고 같이 사시고 계십니다.

Q. 이곳에 들어오시기전 사할린에서 하시던 일과 어려움이 있으셨다면

김순금(88세 여): 그곳에서의 어려움은 사회주의 국가라서 하고 싶은 말도 마음대로 하지 못하고, 말을 잘못하면 잡혀가서 처벌을 받았습니다. 자유가 없다는 것이 고통이고 어려움이었습니다.

사할린에서는 교사 일을 하며 생활 했기에 경제적으로 어려움은 별로 없었고, 사할린 동포들이 영주 귀국할 때 어려움이 있는데 그 문제를 적극적으로 도왔습니다.

박공길(80세 남): 저는 사할린에서 트럭,버스 운전기사로 일도하고 한편 통역 일도 하면서 카자흐스탄 대사관에서 일을 했습니다. 그곳에서 특별한 어려움은 없었고 사할린에는 ‘조선학교’ 가 있는데 그 때 한국어를 배웠습니다. 제가 사할린에서 배운 한국어가 이곳에 와서 삶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Q. 아 그러셨군요 감사합니다. 그럼 한국에 와서의 삶은 어떠신지

김순금(88세 여): 제가 옛날에는 여행도 많이 다녔는데, 이제는 나이가 있어서 여행 다니기도 힘들고 해서 매일 가까운 경로당에 옵니다. 이곳에 와서 같이 이야기도 하고 여러 프로그램도 함께하면서 하루를 보냅니다. 저는 얼마전 까지도 노인회에서 8년동안 바쁘게 일도 하면서 생활 했습니다.

박공길(80. ): 이곳에서는 참 살기가 좋습니다. 나라에서 임대료도 내주고 모든 생활에 필요한 지원을 해주어서 평안하게 잘 지내고 있습니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복지관에서 여러가지도 배우고 했는데 요즘은 허리가 아파 활동하기가 힘이 들어 아쉽습니다.

Q. 앞으로 하시고 싶은 활동이나 이루고 싶은 꿈이 있으시다면

김순금(88세 여): 나는 별로 하고 싶은거는 특별히 없어요. 그냥 여기서 맛있는 거 먹고, 친구들과 이야기하고 편하게 지내면서 행복하게 여생을 보내며 마무리 하는 겁니다.

박공길(80세 남): 저의 아들과 며느리가 한국어 공부를 하며 사할린에서 영주귀국 준비를 하고 있는데 하루 빨리 한국에 자녀들이 들어와 함께 행복하게 지내는것이 바램입니다.

안산 고향마을은 전국에서 사할린 동포들이 가장 많이 정착한 지역으로 2011년에 행복학습관을 개관하여 사할린 동포들을 위해 한글교실 노래교실 등 여러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각방에 모여앉아 게임을하며 여가를 즐기고 계신 사할린동포 어르신들

현재는 고령자들이 많고, 독거 어르신들이 늘어나고 있어 자녀분들이 안계신 분들의 문제를 어떻게 대처할지가 궁금해졌다.

이번 취재를 통해 이산가족들의 문제와, 어르신들이 자꾸 나이가 들어 가족분들을 보지 못하고 돌아가시는 일이 없도록 어떻게 이 문제를 정부와 시가 해결해 나갈지 생각하는 시간이 되었다. 이번 취재에서는 사할린 어르신들과 많은 대화는 못했지만 다음 기회에는 그분들의 삶을 좀더 조명해서 사할린동포들의 애로사항을 많은 국민들에게 알리고자 한다.

우리들이 겪지 못한 전쟁과, 이산가족의 아픔을 가지고 살아가고 계신 사할린동포들의 한이 그들의 문제가 아닌 나의 부모 형제의 아픔이라 생각하고 정부에서도 하루 빨리 이 문제를 해결해 우리 사회 모두가 서로에게 버팀목이 되고 행복한 삶이되길 기대해 본다.

앞으로 우리 젊은 세대들도 좀 더 역사에 관심을 가지고  이 문제를 숙지하고 풀어 나갈때 이산가족들의 염원인 가족 들이 함께하는 꿈이 이루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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