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리산에서의 아슬아슬한 일출 산행, 겨울의 매력을 느끼다!
겨울이 끝나가는 지금, 새로운 도전이 기다리고 있다. 22일, 예상했던 북한산 대신 가까운 수리산을 선택해 일출을 맞이하기로 했다. 북쪽의 고산지대를 계획하고 있었지만, 오후 일정이 있어 이른 아침에 떠날 수 있는 수리산으로 마음을 돌렸다.
05:46 명학역에서 출발, 차가운 공기 속에서 관모봉을 목표로 발걸음을 옮겼다. 급경사 길을 올라 06:40에 도착한 관모봉에서 기다림의 시간을 가졌다. 일출까지 34분. 몸은 얼어가지만 핫팩 하나로 버티며 마음만은 설렘 가득했다.

드디어 07:14, 기다리던 해돋이가 터졌다. 붉게 물든 하늘과 함께 떠오르는 태양은 그 어느 때보다 따스하고 포근하게 느껴졌다. 이 순간, 모든 피로가 사라지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 후, 태을봉으로 향하며 날카로운 겨울 산의 풍경 속으로 들어갔다.
그러나 겨울 산행의 진짜 도전은 슬기봉과 수암봉 구간에서 시작되었다. 얼음이 깔린 바위길 위에서 발을 디디는 것만으로도 아슬아슬한 상황. 미끄러지지 않으려 아이젠을 착용하고, 신중하게 한 걸음씩 내디뎠다. 헛디디면 그대로 낭떠러지로 떨어질 것 같은 위기감이 몰려왔다.

수암봉을 지나 제3산림욕장으로 향하면서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급경사의 미끄러운 구간은 마치 얼음판을 걷는 듯해, 발걸음마다 긴장이 감돌았다. 다행히도 마른 흙길에선 아이젠을 벗고 한숨 돌릴 수 있었다.
수리천약수터를 지나 명학역까지 돌아오는 길, 비로소 산행의 긴 여정이 끝이 났다. 18킬로미터의 산길을 6시간 만에 마쳤다. 산행을 마치고 난 후, 느꼈던 것은 단순히 피로감이 아니었다. 그 순간순간의 아찔함, 차가운 공기, 붉은 일출, 그리고 얼음 위에서의 긴장감은 내 마음에 깊은 여운을 남겼다. 수리산, 그곳에서 느낀 것은 겨울 산행만의 진정한 매력이었다.
다음 번엔 북한산을 향한 도전을 이어가겠지만, 수리산에서의 일출과 그 속에서 느꼈던 고요함과 아슬아슬함은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이다.
📍등산거리: 소요시간, 18.0km / 6: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