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5.31~06.03 34일간의 백두산 투어.

백두산(白頭山)은 북한 량강도 삼지연시와 중국 지린성 연변 조선족 자치주 사이 국경에 있는 화산으로봉우리는 총 16개이고 최고봉은 해발 2,744m인 병사봉으로 북한에 속해 있으며, 북한에서는 이를 장군봉으로 부른다. 각 봉우리 정상 사이에는 칼데라 호수인 천지를 품고 있다. 백두산의 천지와 주변 수계는 압록강, 두만강, 송화강의 발원지다. 한반도와 만주를 통틀어 가장 높은 산이다. 모든 산맥의 시작으로 민족의 영산(靈山)으로 여겨 중요한 상징적 의미를 가진 산이다.

백두산천지 사진: 배건일, 경기남부뉴스2025년 5월 31일부터 6월 3일까지, 백두산의 품에 안긴 3박 4일의 시간.
화려한 도시를 잠시 벗어나, 민족의 영산이자 한반도의 지붕인 백두산(白頭山)을 밟았다. 그곳엔 신화처럼 고요한 천지가 있었고, 사람보다 더 오래 살아온 월화수 나무들이 있었다. 그리고 그 모든 풍경을 껴안은 나의 시간이 있었다.

어두운 새벽, 동료들과 사무실을 나선 시간은 4시 40분. 인천공항의 분주함을 지나, 장춘의 장천공항에 내린 뒤에는 마치 다른 시간대에 들어온 듯한 낯선 공기와 언어가 반긴다. 오전 9시 5분, 아시아나 항공 OZ303편이 하늘을 가르며 백두산을 향해 날았다.
그리고 오후, 열차와 버스를 타고 장백산역과 이도백하를 지나며 점점 산의 품으로 들어갔다. 목적지는 분명 백두산이지만, 이 여정은 이미 ‘나’라는 사람을 찾아가는 여행이기도 했다.

백두산

6월 1일 아침. 맑고 투명한 하늘 아래, 우리는 서파 정상을 향해 1440개의 계단을 올랐다.

숨이 턱 막히는 고도에서 문득 발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드니, 해발 2254m 천지가 나란히 내 옆에 있었다. 말로는 형용할 수 없는 존재감. 그 순간, 나는 그냥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마치 태초의 조용한 약속처럼, 천지는 묵묵히 그 자리에 있었다.

무엇보다도 눈길을 사로잡았던 건, 수백 년을 살아가는 나무, 월화수’였다. 땔감으로도 쓸 수 없고, 생김새도 볼품없는 나무들. 그저 자기 자리에 서 있는 것으로 존재의 이유가 되어 있었다.
“빛나지 않아도 좋다. 나도 그냥 내 자리에 충실하면 된다.”
백두산의 바람과 나무가 건넨 말 없는 위로에, 마음이 잔잔해졌다.

오후, 두만강 협곡으로 향했다. 청명한 물결을 따라 노를 저으며 래프팅을 하던 순간, 불현듯 옛노래가 떠올랐다.
“두만강 푸른 물에….”

맑은 강물 위를 미끄러지듯 흐르며, 야생화와 새소리 사이에서 나는 평소와 다른 호흡으로 세상을 느꼈다. 물은 흘러가고, 나는 그 위에 있었다. 그 순간만큼은 어디에도 속하지 않고, 그저 자연의 일부였다.

이 여행은 관광이 아니었다. 그것은 자기 성찰의 길이었다. 정상에서 내려다본 천지는 너무나도 아름다웠고, 너무나도 멀었다. 인파에 묻혀 있었지만, 고요한 내면의 울림은 더욱 선명했다. 이 커다란 산과 호수 앞에서, 나는 아주 작은 존재였고, 그것이 오히려 나를 더 자유롭게 했다.

돌아오는 길에 갑자기 쏟아진 장맛비는 천지를 만날 수 있었던 행운에 감사하게 만들었다.
그렇게 이도백하에 도착하자 거짓말처럼 비가 그쳤고, 햇살이 산맥 너머로 고개를 들었다.
마치 백두산이 마지막 인사를 건네는 듯했다.

백두산은 민족의 영산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내가 나를 만나는 장소이기도 했다. 계절이 바뀌고 해가 바뀌어도, 그 천지는 늘 그 자리에 있겠지만, 나는 다시 또 어떤 모습으로 이 산을 마주하게 될까? 한 번 다녀온 산이 아니라, 두고두고 꺼내어볼 한 페이지. 백두산은 그렇게, 내 마음 속 깊은 곳에 자리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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