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난희 박사 칼럼] 연결의 힘

암벽 등반가들이 쓰는 연결고리 카라비너는 생명을 잇는 고리이다. 조언자와 마음이 연결되었을 때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는 힘이 발휘 된다. 지금 인생의 시련 속에 있다면 주위에 응원과 조언을 해줄 수 있는 카라비너와 같은 사람이 있는지 둘러보자.

▲전난희 체육학 박사(스포츠사회학 ). 성남시보호관찰소 위원, 태권박스미디어 칼럼니스트, 국기원 태권도연구소 객원연구원

 

글=전난희 박사 / nan7103@hanmail.net

암벽 등반에 쓰이는 도구 중 ‘카라비너’라는 연결고리가 있다. 이 카라비너가 지탱하는 무게는 국제등산연맹의 규격에 의해 고리가 긴 방향은 6,000kg의 무게까지 지탱하도록 규정되어 있다. 등산이나 암벽을 타는 사람들에게 카라비너는 생명과 연결된 고리인 셈이다. 그러하기에 카라비너에 대한 규격 또한 엄격하게 규제한다.

카라비너는 크기도 작고 그리 무겁지도 않다. 하지만 무언가가 카라비너에 연결이 되어 있을 때 이 작은 카라비너에서는 엄청난 힘이 발휘된다. 사람의 생명까지도 안전하게 보장받을 수 있는 건 카라비너와 연결이 되어 있을 때다.

필자는 요즘 대학입시를 앞둔 태권도선수인 여학생을 멘토링하고 있다. 지인인 이 학생의 엄마가 어느 날 제법 늦은 시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연락을 해왔다. 나는 급한 상황이라는 생각이 들었기에 전화를 받았다. 지인은 최근 아이가 운동을 하며 힘든 사건이 있었다는 이야기로 시작하여 1시간 남짓 통화로 내게 조언을 구했다. 나는 일단 아이를 만나야겠다고 마음먹고 며칠 후 아이를 찾아가 만났다.

아이와 한참을 이야기하다보니 서로 말이 통하였다. 나도 선수생활을 하며 힘든 부분이 많았기에 아이의 이야기가 모두 나의 지난 이야기 같았다. 내가 뭔가 당장 뾰족한 해결책을 안겨준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아이의 이야기를 경청해주니 아이의 표정이 대화하는 내내 밝아지는 걸 느꼈다. 아이가 나를 향해 마음을 열고 자신의 이야기에 공감해 주는 운동 선배로 나를 대하니 서로가 마음이 통하고 연결이 되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 후로도 서로 근황을 주고받으며 응원과 속마음을 이야기했다. 최근에는 중요한 대회를 앞두고 아이가 발등에 부상을 입었다. 나는 아이를 응원하고 나의 경험을 비추어 조언을 해주었다. 아이는 이내 나의 마음과 연결되어 부상이라는 어려움이 결코 큰 시련이 아니라는 것을 받아 들였다. 며칠 후 대회의 결과는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1등을 하였다. 고등학교 3년 동안 한 번도 1등을 못했던 아이가 부상에도 불구하고 1등을 한 것이다. 마치 내가 1등을 한 것처럼 기뻤다.

아이와 엄마는 내게 너무 고맙다며 전화로 인사를 전해왔다. 생각해보면 나는 그 아이가 대회에서 1등을 하는 데 내가 한 일은 없다. 그저 아이의 마음에 내 마음을 연결하여 아이 마음속 가득했던 어려움을 사라지게 한 게 내가 한 일이라면 한 일이었다. 아이가 나와 연결되어 있는 동안 나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자연스럽게 서로 마음이 흘렀던 것이다.

아이의 마음에 내 마음이 연결되어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는 힘이 발휘되었다. 운동선수로서의 힘든 시간을 이겨낼 수 있는 힘이 아이에게는 부족했다. 거기에 나와의 연결이 아이에게 힘을 불어 넣어 주었던 것이다. 아이에게 나는 카라비너와 같은 역할이 되어 주었다.

‘카라비너’에 연결되면 아무리 험한 암벽이라 할지라도 사람들은 안전하게 암벽을 오를 수 있다. 이 카라비너와의 연결이 끊어지지 않는 한 암벽 등반가들의 안전은 카라비너가 지켜준다. 혹시 지금 어렵고 힘들다고 느낀다면 나에게 연결의 힘을 제공해 줄 수 있는 누군가가 있는지 주위를 한 번 둘러보자. 내 주위에 ‘카라비너’같은 사람이 있다면 당신은 분명 행복한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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