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난희 박사 칼럼] 사회적 거리는 넓게, 마음의 거리는 가깝게

▲전난희 체육학 박사(스포츠사회학 ). 성남시보호관찰소 위원, 태권박스미디어 칼럼니스트, 국기원 태권도연구소 객원연구원

 

글=전난희 박사 / nan7103@hanmail.net

지옥의 향기와 천국의 맛을 가진 과일이 있다. 바로 열대과일 ‘두리안’이다. 두리안은 동남아시아가 원산지임에도 재래식 화장실을 푸는 구린내로 인해 동남아 호텔들로부터 반입 금지 품목에 올라있다.

프랑스가 인도차이나 반도를 지배하다 철수하면서 “인도차이나는 잃어도 괜찮지만, 두리안 잃는 것은 견딜 수 없다!”라고 한 말이 있다. 아마도 지옥의 향기를 넘어 두리안의 매력인 천국의 맛에 매료된 것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두리안을 처음 접한 사람들은 대부분 두리안의 겉에서 품어져 나오는 고약한 냄새 때문에 먹어보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는다. 나 또한 처음 마주한 두리안의 구린냄새 때문에 입에 넣을 시도조차 하지 못했다. 과일의 천국인 동남아에서 보기 좋고 맛도 좋은 과일이 천지인데 굳이 구린내 맡아가며 두리안을 입속에 넣고 싶진 않았다.

사실 동남아 현지인들에게 두리안은 아주 고가의 과일이다. 많은 사람들이 두리안의 깊은 맛을 알면 냄새도 문제가 되지 않을 정도로 생각나는 과일이라는데 나는 아직도 두리안의 맛을 잘 모른다. 처음에 너무 크게 다가온 냄새의 거부감이 그 속살의 맛을 막아 버린 건 아닌가 싶다. 하지만 이 두리안 맛을 알게 된 사람들은 그 맛을 고국에 돌아와서도 쉽게 잊지 못하는 과일이라고 한결같이 말한다.

우리가 처음 만나는 사람도 두리안과 같다. 그 사람의 속내를 알려면 적어도 마음의 맛을 알 때까지의 시간이 필요하다. 그래서 섣불리 겉모습만을 보고 판단하고 고정관념을 가지는 것은 아주 위험하고 큰 실수를 범할 수 있다.

나또한 지난 시간들을 되돌아보니 보이는 모습으로 섣부르게 판단하여 오류를 범한 적도, 소중한 사람을 잃은 적도 있었다. 반면 두리안과 같은 외면적 향기로 거리를 두었던 사람의 진정한 속내를 알고는 한없이 소중한 인연을 이어오는 사람도 있다.

우리는 지금 마스크로 얼굴의 반 이상을 가린 채 처음을 마주하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그래서 마스크 속에 가리워진 얼굴보다 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는 눈이 필요하다. 서로 간 사회적 거리는 두되 마음의 거리는 좀 더 좁혀서 마음을 나누었으면 한다.

SNS가 일상이지만 목소리로 서로의 마음을 전해보자. 평소 인사가 뜸한 지인에게 걸려오는 한 통의 전화가 누군가에게는 아주 그리운 목소리일지도 모른다. 뜸금없이 전하는 손편지 또한 감동의 도가니로 상대의 마음을 열게 하는 큰 효력이 있다.

나를 태권도 선수출신이라고 하면 강한 이미지로 보는 이들이 더러 있다. 속마음은 보이는 것과 다른데 나를 향한 시선이 때론 불편하기만 했다. 그래서 나를 향한 고정관념을 깨는 작은 행동을 시도하게 되었다. 먼저 웃으며 인사를 건내는 것, 이것은 아주 쉽고 작은 부분이지만 내가 잘 하지 않는 것이었다. 내가 먼저 다가가 인사를 하면서부터 서로 마음을 이야기하고 나누는 일들이 많아졌다.

두리안에서 풍기는 냄새만으로 두리안을 다 안다고 할 수 없는 것처럼 사람도 이와 같다. 겉모습만으로 섣부르게 그 사람을 판단하는 것은 큰 오류를 범할 수 있다. 두리안의 속 맛이 두리안을 추억하게끔 만드는 것처럼 마음을 서로 교류할 때 우리는 비로소 친구가 된다. 그 사람의 마음을 알게 된다면 두리안을 추억하고 그리워하는 사람들처럼 나 또한 누군가의 그립고 보고픈 친구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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