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자의 시선에서 실패는 절망이 아닌 내면의 성장동력이다. 누구라도 삶 속에서 문제를 맞이할 때 교육자의 시선으로 그것을 바라본다면 고뇌에 빠지는 것이 아니라 더 나아진 미래를 바라 볼 수 있게 될 것이다.
최근 2년 사이 학교 현장에는 가르치는 일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일반업무 인력이 많이 늘어났다. 주로 등교하는 학생들 체온체크나 소독 업무를 하는 코로나 방역 담당자들이다. 그러다 보니 당연히 학생들을 많이 만나고 관찰하게 된다. 필자는 가끔 쉬는 시간에 그분들과 사담을 나누기도 하는데, 똑같은 상황에서 아이들의 문제를 바라보는 시각이 조금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 그것은 어떤 한 두 사람의 개인적인 특성이라기보다 대체로 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차이일 것이다.
예를 들어, 두 학생이 다소 무거운 우유 상자를 들고 가며 서로 다투고 힘들어할 때, 일반적인 사람들은 직접 가서 들어주는 것으로 문제 해결의 도움을 주려고 한다. 하지만, 교육을 생각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하면 협동하여 쉽게 들 수 있을지를 생각하게 하고 다른 방향으로 시도해 보게 한다. 아주 급하고 위험한 일이 아니라면, 스스로 헤쳐 나갈 수 있도록 시간을 벌면서 기다려주는 것이다.
이 방법은 나쁘고 저 방법은 좋다는 평가적인 언급은 중요하지 않다. 다만 어떤 시각으로 보느냐에 따라 전혀 다르게 보일 수 있다는 점은 인식할 필요가 있다. 전자의 입장에서 후자를 볼 때 다소 차갑게 느껴지거나 정이 없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고, 후자의 입장에서 전자를 보면 더 큰 그림을 못 보는 무지함으로 여겨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어느 한 쪽의 시각에 치우치게 되면 교육자와 비교육자 사이에 오해가 발생하고 서로 간에 신뢰가 깨지면 교육의 효과는 떨어질 수 밖에 없다.
미국의 철학자이자 진보주의 교육학의 창시자인 존 듀이(John Dewey)는 교육이란 ‘아동이 조화롭게 성장하고 발달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고 역설하며 실제 생활 속에서 습득하는 경험을 중요시했다. 존 듀이(John Dewey)뿐 아니라, 많은 교육철학자들도 교육의 키워드를 ‘성장’과 ‘변화’로 꼽고 있는데, 이것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은 다름 아닌 ‘실패’와 ‘기회’이다. 실패할 수 있는 자연스러운 기회가 제공되어야 참된 내면의 성장동력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교육자의 시선에서 실패는 성장‧발달을 위한 더없이 좋은 기회가 되는데, 일반 사람의 시선을 갖고 실패를 당하면 절망과 고뇌의 상황으로 다가와 버린다.
이제 아이들 뿐 아니라 우리가 만나는 모든 사람이나 상황을 볼 때, 교육자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습관을 가지면 어떨까? 교육자의 시선으로 바라보면, 나를 화나게 하는 사람을 만나도 짜증스러운 것이 아니라 ‘어떻게 도와주어야 이 사람이 좋아질 수 있을까?’를 생각하게 되고, 어려운 상황이 와도 실망이 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더 나아질 수 있을까?’를 생각하게 될 것이다. 교육자의 시선이란, 교육을 하는 사람들만의 것이 아니라 지금의 형편이 아닌 더 나아진 미래를 바라보는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