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씨앗은 식물의 시작이다.
그 작은 안에는 생존과 번식을 위한 정밀한 전략이 숨겨져 있다. 지구상의 대부분 식물은 씨앗을 통해 삶을 이어간다. 모든 씨앗이 생명을 품고 있지만, 살아남는 방식은 절대 같지 않다. 퍼지고, 적응하며, 살아남기 위한 씨앗들의 전략은 놀라울 정도로 치밀하다.
민들레나 단풍나무 씨앗은 끝에 날개 모양 구조로 헬리콥터처럼 빙글빙글 돌며 바람을 타고 날아 간다. 이런 씨앗은 가벼운 구조나 특수한 형태를 가지고 있어 식물이 자란 환경과 멀리 떨어진 곳에서도 발아 가능하며, 경쟁을 피하고 새로운 서식지를 확보한다.
도토리처럼 단단한 껍질을 가진 씨앗은 중력과 지형을 활용해 땅 위에서 굴러가며 퍼지는 전략이다. 다람쥐나 새가 발견해 저장하고 일부를 잊어버리면서 새로운 장소에서 발아한다. 도토리는 땅속에 묻혀 시간이 지난 후에야 싹을 틔운다.
엉겅퀴나 블루베리는 동물의 털에 붙거나 배설물을 통해 퍼지는 전략이다. 멀리 떨어진 장소로 안전하게 이동 가능하며, 배설물 속 영양분 덕분에 발아 성공률이 상승한다.
소나무는 주변 식물의 성장을 억제하는 타감작용(allelapathy)이라는 생리적 전략도 갖고 있다. 이는 소나무가 생존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전략 중 하나이다.
씨앗마다 생존전략이 있다.
하지만, 괜찮다.
이 모든 것은 살아남기 위한 전략이다.
이처럼 각 씨앗의 생존 방식은 완전히 다르다.
누가 가르쳐준 것도 아닌데, 각자에게 꼭 맞는 전략을 품고 태어난다. 이 모든 전략은 마치 설계도처럼 씨앗에 새겨져 있다. 씨앗이 다르게 행동하는 이유는 우연이 아니라 살아남기 위한 맞춤 전략이며, 창조주의 세밀한 설계이다.
‘각기 종류대로 씨 가진 열매 맺는 과목을 내라 하시매 그대로 되어’
씨앗 하나가 어떻게 살아남고, 퍼지고, 열매 맺는지 하나님의 온전한 지혜를 보여준다.
사람들은 종종 살아가는 방식이 비슷할 거라 믿는다.
성공하는 길이 정해져 있고, 관계를 맺는 방식도, 꿈을 이루는 루트도 어느 정도 '정답'처럼 주어진 것 같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정해진 궤도에서 벗어날 때마다 “이렇게 살아도 되나?” 하는 불안이 따라붙는다.
그럴 때마다 나는 씨앗의 생존 전략을 떠올린다.
우리가 비교하고 부러워할 대상은 타인이 아니라, 내 안에 이미 심어진 생존 전략이다.
나는 어떤 씨앗인가?
바람이 불어야 날아갈 씨앗이 있고, 땅속에서 시간을 기다려야 하는 씨앗이 있듯, 우리 각자는 때와 생존 전략이 있다.
모든 씨앗은 다르게 살아남고, 그 다름은 실패가 아니라, 창조주의 지혜다. 그리고 그 지혜 안에 당신의 생존과 성장도 설계되어 있다. 그러니 속도와 방식이 달라도 괜찮다. 결국, 중요한 것은 씨앗이 자기에게 맞는 방식으로 살아가도록 내버려 두는 일이다. 남과 비교하며 조급해할 필요도, 불안해할 필요도 없다.
민들레의 꿈
수많은 민들레 씨앗들이 흩어졌다
더러는 길 가에 더러는 냇가에
더러는 새가 쪼아 먹었다
단 하나의 씨앗이
빙그르르 춤을 추며
어느 흙 속에 떨어졌다
씨앗은 꿈을 가진다
나는 어떤 꽃이 될까
거친 바람에 날아갈 것 같다
온몸을 때리는 비에 잠길 것 같다
저녁이 되며 아침이 되니
수줍은 노란 꽃이 피었다
수많은 민들레 씨앗이 흩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