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남부뉴스 김정옥 기자] 부산을 대표하는 산인 금정산과 백양산은 도심과 자연이 어우러진 종주 코스로 많은 등산객들이 찾는 명산이다. 금정산은 넓은 능선과 탁 트인 조망으로 바다와 낙동강을 함께 품고 있으며, 백양산은 철쭉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풍경과 완만하면서도 이어지는 능선이 인상적이다. 두 산을 잇는 금백 종주는 부산의 산세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대표적인 장거리 산행 코스다.
금요일 밤 11시 30분 사당역에서 산악회버스를 타고 양산시 금락고개에 도착했다. 밤새 달려 새벽 3시 45분부터 준비를 하고 3시 52분에 등산을 시작한다. 피로도가 쌓여 있고 잠을 못 자 무척 피곤한 몸에 정신이 몽롱한 상태로 앞 사람만 보고 나아간다. 울창한 대나무 숲을 지나 계명봉 밑에 와 본격적인 산행을 하는데 와~ 와~ 소리에 헉헉 소리만 나고 이마는 땀이 강물처럼 흘러 내린다.
1.4km에 걸친 가파른 오르막을 힘겹게 올라 계명봉에 서니, 아침을 밝히는 붉은 여명이 서서히 퍼지고 있었다. 이어 급경사를 내려 다시 갑오봉으로 향하는 길에서는 나뭇가지 사이로 떠오르는 일출을 바라볼 수 있었다.
신선한 아침 공기 속에서 선명한 일출을 마주하니 자연스레 힘이 솟고 정신도 맑아졌다. 그렇게 나는 갑오봉에 올랐다. 능선 위에서는 따스한 아침햇살과 철쭉들이 반기고 있었고, 앞에는 금정산이, 옆에는 장군봉이 자리하고 있었다. 잠시 고민하다가 장군봉에 먼저 다녀오기로 하고 가방을 내려놓은 뒤, 장군봉을 인증하고 다시 갑오봉으로 돌아왔다.
다시 가방을 메고 금정산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금정산에 이르자 바람이 거세게 불어왔고, 그 바람 사이로 바다 냄새가 느껴졌다. 고개를 들어 멀리 바라보니 부산의 바닷가가 또렷하게 펼쳐졌고, 옆으로는 낙동강의 모습도 함께 눈에 들어왔다.
금정산에서 북문, 원효봉을 지나 4망루, 동문까지 공원길 따라 걷는 착각이 들 정도로 편안하고 즐거운 산책을 하는 듯 좋았다. 산성고개길 따라 서서히 고도를 지속적으로 올리는데 또 땀이 무진장 흘러 내린다.
대륙봉에서 부산 시내와 낙동강, 바닷가가 한 눈에 들어왔고, 멋진 풍경이 펼쳐져 있었다. 동제봉에 도착해서는 만덕고개 가는 길을 못 찾아 잠시 헤메기도 했다. 앱 지도를 따라 길을 걷다 보니 만덕고개에 무사히 도착했다. 이어 다음 지점인 산어귀전망대에 올라 잠시 쉬며 간단히 음식을 먹었다. 다시 길을 나서 쇠미산을 지나 만남의 숲에 이르렀다. 그때 눈앞에 펼쳐진 계명봉처럼 가파른 경사를 바라보니, 절로 한숨이 나왔다.
가파른 경사가 이어지는 구간을 나는 묵묵히 오르기 시작했다. 어디서나 사람들은 걸음을 멈추고 깊은 숨을 내쉬며 쉬기를 반복하고 있었고, 그 모습이 이 길의 험난함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었다. 힘겹게 경사를 오르자 매봉 정상석이 눈에 들어왔고, 조금 더 나아가니 불웅령에 닿았다.
이후에도 발걸음을 멈추지 않고 중봉을 지나 마침내 백양산에 도착했다. 백양산에 이르자 철쭉이 한창이었고, 그 아름다운 풍경만큼이나 많은 사람들로 붐비고 있었다. 이어 애진봉으로 이동하니 더 많은 철쭉과 인파가 몰려 있었고, 나는 잠시 인증만 마친 뒤 유두봉을 향해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유두봉에 도착할 즈음에는 몸에 힘이 빠지고 지치기 시작했으며, 지루함마저 밀려왔다. 그럼에도 나 자신과의 싸움을 이어가며 계속 앞으로 나아갔다. 삼각봉을 지나 마지막 봉우리인 갓봉에 도착했을 때, 비로소 안도감이 밀려왔다.
한참을 내려오던 중, 앞에서 올라오는 등산객에게 개금역까지 얼마나 걸리는지 물었다. 그는 약 15분이면 도착할 수 있다고 답해주었고, 그 말에 힘을 얻어 발걸음을 재촉했다. 이내 개금역 7번 출구에 도착하며 9시간 52분, 총 33.4km의 여정을 마무리했다.
산악회 버스 출발 시간은 오후 4시였지만, 예상보다 이른 12시 48분에 도착해 시간이 많이 남았다. 나는 인근 사우나에 들러 하루 종일 쌓인 피로를 풀었다. 냉탕과 온탕을 오가며 지친 몸을 달래고 나니 비로소 긴 여정이 끝났음을 실감할 수 있었다. 이후 버스 출발 30분 전에 나와 자리에 올라탔고, 버스 안에서는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밤 9시 30분이 되어 집에 도착하며, 오늘의 산행은 몸의 피로 속에서도 뿌듯한 성취감과 함께 오래 기억될 하루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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