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미영 작가] 학창시절, ‘계문강목과속종, 종속과목강문계’라고 달달 외웠던 생물분류체계를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무슨 뜻인지도 모르면서 그냥 암기식으로 외웠던 정의 또는 용어들, 이제는 의미에 의미를 더해 작품의 피사체로 식물을 찍을 때 마다 더욱 각인되어지는 언어배열에 감회가 새롭다.
작약은 영어로 ‘peony’단어로 표기되며, 식물의 분류로 볼 때, ‘작약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이다. 흔히 모란꽃과 작약꽃의 구분을 어려워하며 비슷한 꽃으로만 생각하는데, 두 꽃의 구분은 헷갈림없이 간단명료하게 정의내릴 수 있다.
나무줄기에서 피어난 꽃은 모란꽃이고, 풀줄기에서 피어난 꽃은 작약이다. 즉, 나무냐 풀이냐의 차이로 꽃의 모양이 비슷하여 모란과 혼용되지만 엄연히 다른 꽃이다. 둘다 오랜 역사를 담아오며 아름다운 꽃의 대명사로 여겨온 동양권에서는 미인을 일컬을 때, 모란이나 작약에 빗대었다고 하니 가히 어여쁜 꽃 중의 꽃이라 할 수 있다.
작약은 5월 중에 피어나는 꽃으로, 꽃의 크기가 크고 향기 또한 무척 진하다. 꽃이 지고 나서 여름이 절정에 달하는 8월말 무렵에 열매는 터져서 종자를 뿌린다. 작약의 뿌리는 한약재로 쓰이며 ‘작약차’로 끓여마시기도 한다. 작약차를 마셔본 경험은 없어서 글을 쓰는 동안 ‘작약차는 어떤 맛일까?’궁금해지기도 한다. 기회가 된다면 전통찻집에 가서 음미해보려 한다.
지난 5월달 경남 합천에 내려갈 일이 있어 황매산 근처를 지나다가 거리에 심겨진 작약꽃을 발견하곤, 이내 탑승한 차량을 안전거리에 주차해놓고 달려나가 찍은 샷이다. 아마도 합천군에서 도로정비와 도로 미화작업 차원에서 작약꽃을 가지런히 심어놓았나? 짐작만 했는데, 알고보니 합천군에 위치한 ‘핫들생태공원’이란 곳에는 대규모로 조성된 작약꽃밭이 있었다.
경기도에서 다소 거리는 멀지만, 작약의 향기와 멋을 즐기고 싶다면, 핫들생태공원을 가보시라고 추천하고 싶다.
진분홍, 연분홍, 흰색의 작약이 피어난 도로변에 긴 생머리의 여성을 연출해 세우고 담으니, 아련한 여인의 뒷모습과 작약꽃송이가 멋진 하모니를 이뤘다. 작약의 꽃말이 ‘수줍음, 부끄러움’이라고 한다. 6월의 포토스토리 작품과 꽃말이 아련한 앙상블을 이룬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