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남부뉴스 김정옥 기자] 강원도 홍천에 위치한 가리산(1,051m)은 울창한 숲과 기암괴석이 조화를 이루어, 사계절 내내 산악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명산이다. 산자락에 들어서면 사방을 메운 짙은 녹음과 맑은 계곡물이 일상에 지친 이들에게 깊은 공명을 선사한다. 특히 정상부의 거대한 암봉들은 가리산의 백미로, 그곳에서 바라보는 소양강의 수려한 조망은 자연이 인간에게 베푸는 선물과도 같다.
화창한 날씨 속에 사당역을 출발한 버스는 주말 나들이 차량의 행렬로 예정보다 45분 늦게 가리산자연휴양림에 도착했다. 가볍게 몸을 풀고 내딛는 발걸음마다 시원한 산바람이 밀려왔고, 바람에 실려 오는 싱그러운 숲내음은 상쾌한 thrill(전율)을 느끼게 했다. 가섭고개골과 무쇠말재골이 만나는 합수곡 분기점에서 우측 가섭고개로 향했다. 울창한 숲길을 걷다 보니 조록싸리 꽃이 소박한 인사를 건넨다. 앞선 이들을 추월하며 능선에 합류한 뒤, 심호흡으로 호흡을 가다듬으며 천천히 숲의 정취를 음미했다.

계속 나아가다 보니 예전에는 없던 데크 계단이 눈에 들어왔다. 안전사고가 잦았던 구간에 홍천군이 마련한 세심한 배려를 느끼며 안전하게 2, 3봉에 올라섰다. 눈앞에 펼쳐진 탁 트인 신그리메와 소양강의 비경은 마치 한 폭의 풍경화 같았다. 언제 보아도 반가운 큰바위얼굴을 눈에 담으며 1봉 정상으로 이동했다. 사방으로 막힘없이 열린 정상의 풍광을 바라보며 먹는 소박한 점심은 그 어떤 만찬보다 감미로웠다.
하산은 무쇠말재 방향의 급경사 코스를 택했다. 가을이면 무릎까지 쌓인 낙엽으로 발목 부상을 염려해야 하는 아찔한 구간이지만, 여름날의 이 길은 신선한 공기와 푸른 생명력으로 가득해 걷는 즐거움이 더했다. 합수곡에 이르러 맑은 계곡물에 얼굴을 씻어내니, 산행의 피로가 씻은 듯 사라졌다. 주차장 그늘 아래서 버스를 기다리는 시간, 가리산의 깊은 여운이 가슴속에 잔잔한 메아리로 머물렀다.
▮등산코스
가리산자영휴양림주차장-레이더관측소-합수곡-가섭고개골-가리산2봉,3봉-1봉(정상)-무쇠말재-합수곡-레이더관측소-가리사ㄴ자연휴양림
▮9.4km / 2:30

2산, 관악산
오후 3시, 산악회 버스에 몸을 싣고 사당역으로 향하는 길. 창밖 풍경을 보며 설레는 마음을 달래다 보니 어느덧 5시 30분, 사당역에 발을 디딘다. 본격적인 산행 전, 뜨끈하고 진한 멸치국수 한 그릇으로 든든하게 배를 채우고 나니 힘이 솟는다.

6시 정각, 드디어 관악산이 우리를 받아들인다. 관음국기봉의 거친 암벽을 숨 가쁘게 타고 오르자, 기다렸다는 듯 시원한 바람이 불어와 송골송골 맺힌 땀방울을 기분 좋게 날려 보낸다. 마당바위 밑을 지나 발걸음을 더 높이 옮길 때쯤, 오른쪽 하늘이 붉게 물들기 시작한다. 서서히 내려앉는 석양을 동무 삼아 걷다 보니 어느새 관악문 위다.

"아름답다!, 아름다워!"
하늘과 산을 온통 주홍빛으로 물들인 대자연의 장관 앞에 감탄사가 연신 터져 나온다. 그 아름다움에 취해 걷는 사이 해는 완전히 넘어가고, 어둠이 짙게 깔린 관악산 연주대 정상에 마침내 우뚝 선다.

정상석에서 뿌듯한 인증샷을 남기고, 이제 과천향교 방향의 거친 돌계단으로 발을 내딛는다. 사방은 칠흑 같은 어둠. 헤드랜턴 불빛 하나에 의지한 채, 한 손으로는 쉴 새 없이 부채질을 해대며 달려드는 날벌레들과 치열한 전쟁을 치른다.
어두운 밤길이라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 랜턴 불빛이 비추는 돌뿌리 끝을 조심조심 딛으며 조심스럽게 하산을 이어간다.
무사히 산을 내려와 과천정부청사역에서 지하철에 몸을 싣는다. 성대역에서 내려 버스로 환승해 집 현관문을 열고 들어서니 시계 바늘은 이미 밤 10시 30분을 가리키고 있다. 땀과 먼지로 범벅이 된 몸을 시원하게 샤워로 씻어내고 나니, 온몸의 긴장이 풀리며 그대로 침대에 넋다운.
강렬했던 석양의 여운과 밤이 주는 스릴을 온전히 느낀, 꽉 찬 하루였다.
▮등산코스
사당역-관음봉국기대-마당바위-관악문-연주대-과천향교-정부과천청사역
▮10km / 3:0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