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7.10 (금)

  • 흐림동두천 26.1℃
  • 흐림강릉 29.0℃
  • 서울 26.1℃
  • 흐림대전 31.2℃
  • 구름많음대구 33.6℃
  • 맑음울산 30.9℃
  • 구름많음광주 32.7℃
  • 구름많음부산 30.7℃
  • 맑음고창 32.3℃
  • 구름많음제주 31.1℃
  • 흐림강화 26.8℃
  • 흐림보은 29.1℃
  • 흐림금산 31.6℃
  • 구름많음강진군 29.7℃
  • 맑음경주시 34.6℃
  • 구름많음거제 29.9℃
기상청 제공

배건일의 걷다보니

[배건일의 걷다보니 108회] 천상의 화원 태백산국립공원 금대봉과 대덕산.

백두대간, 두문동재에서 검룡소~수아밭령까지 — 숨겨진 보석을 만나다!

 

[경기남부뉴스 김정옥 기자] 태백산은 강원 태백시와 영월군, 정선군에 걸쳐 있는 국립공원으로, 민족의 영산이자 백두대간의 중심축을 이루는 명산입니다. 정상 천제단에서는 예로부터 하늘에 제사를 지냈으며, 눈 덮인 주목 군락과 철쭉 군락지가 계절마다 장관을 이룹니다. 완만한 능선길이라 남녀노소 누구나 즐겨 찾는 트레킹 명소입니다.

 

오전 10시 30분, 두문동재 탐방지원센터에 도착해 미리 준비한 국립공원 탐방로 예약 QR코드를 찍고 천천히 걸음을 뗀다. 숲속 깊은 곳, 고도 탓인지 살결에 닿는 공기가 제법 차갑다. 그 서늘함을 들이마시며 걷다 보니 금대봉으로 향하는 안내표지판이 나타나고, 이내 가파른 경사가 발목을 잡는다. 하지만 숲 사이로 스며드는 햇살 한 줌에 마음은 되레 포근해지고, 발걸음은 상쾌해진다.

 

경사를 오르는데 저 멀리 사람들의 웅성거림이 들려온다. '아, 금대봉이구나' 짐작하며 가까이 다가간다. 두문동재와 금대봉은 백두대간 마루금으로 이어져 있어 거리가 그리 멀지 않으니, 그 여유로움이 마음에 든다. 금대봉 정상에서 인증을 마치고 분주령 방향으로 발길을 옮기니 이번엔 급경사 내리막이 기다린다.

 

흙길에 물기까지 더해져 발이 미끄러지기도 하고, 맞은편에서 올라오는 등산객들과 좁은 길에서 어깨를 스치며 교차하기도 한다.

 

 

숲길은 온통 편안함 그 자체다. 산딸기 군락지와 저마다 이름 모를 야생화들이 자꾸만 발걸음을 붙든다. 저 멀리 풍력발전기가 눈에 들어오고, 검룡소와 대덕산으로 갈라지는 분기점 분주령에 도착한다. 여기까지 오는 길이 온전한 힐링이었기에, 잠시 앉아 숨을 고른다.

대덕산으로 향하는 오르막은 길고 가팔라 거친 숨소리만 커져가지만, 정상에 서는 순간 그간의 숲길과는 전혀 다른 탁 트인 전망이 펼쳐지며 몸도 마음도 활짝 열린다.

대덕산에서 내려오는 길은 야생화 천국이다.

 

 

온갖 곤충들이 꽃 사이를 날아다니는 모습이 마치 영화 '웰컴 투 동막골'의 한 장면 같다. 이 눈부신 구간을 지나 다시 급경사를 내려서면, 한강의 발원지 검룡소에 닿는다. 시원하고 힘찬 물소리에 마음을 씻어내리듯 여유를 즐기고 주차장에 도착하니, 아직 두 시간이 남아있다.

 

주차장 앞 '창죽령 1.5km' 표지판이 눈에 밟혀 무심코 발길을 옮겼는데, 얼마 못 가 후회가 밀려온다. '괜히 왔다, 돌아가자.' 길은 다닌 흔적조차 희미하고 숲은 너무 울창해, 금방이라도 뱀이 나올 것 같은 긴장감마저 감돈다. 하지만 돌아서려는 찰나 '창죽령 0.8km' 표지판이 마음을 다시 붙잡는다. 그래, 여기까지 왔으니 가보자.

 

 

길은 한층 더 험해지고 무성한 이파리들이 시야를 가려 깊은 밀림 속을 걷는 기분이다. 창죽령 아래 자리한 거목 앞에서는 절로 감탄사가 터져 나온다. 가쁜 숨을 몰아쉬며 올라서니, 넓은 쉼터를 품은 분기점 창죽령이 나를 맞는다. 우측으로는 비단봉(0.9km), 좌측으로는 금대봉(1.5km) — 그리고 이곳이 '수아밭령'이라 적힌 표지목이 서 있다. 아몬드 몇 알과 물 한 모금으로 숨을 돌리고, 다시 주차장으로 발길을 돌린다.

 

처음 밟아본 창죽령, 아니 수아밭령 가는 길은 사람의 발길이 뜸한 만큼 다소 거칠었지만, 그래서 더욱 값진 보석 같은 아름다움을 품고 있었다. 언젠가 다시 걷고 싶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길이었다.

 

등산코스 : 두문동재-금대봉-분주령-대덕산-검룡소-검룡소주차장-수아밭령-검룡소주차장

등산거리 : 15.5km / 4: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