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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건일의 걷다보니

[배건일의 걷다보니 112회] 땀으로 오른 간월산, 바람으로 채운 간월재

 

[경기남부뉴스 김정옥 기자] 영남알프스는 울산 울주군을 중심으로 해발 1,000m가 넘는 산 9개가 능선처럼 이어진 산군을 일컫는다. 간월산(肝月山, 1,069m)은 그중 하나로, 신불산과 마주하며 공룡의 등처럼 굽이치는 암릉으로 유명하다. 특히 정상 부근에서 이어지는 간월재의 억새 군락은 가을철 장관을 이루지만, 여름에도 초록 물결과 시원한 바람으로 산객들의 발길을 붙잡는다. 험준한 암릉과 부드러운 능선이 한 산에 공존하는 것이 간월산의 매력이다.

 

 

24일, 울주군 영남알프스 인증센터를 출발해 간월산 공룡능선의 험준한 암릉 구간으로 올랐다. 한낮의 산행은 무척 더웠고, 숲속은 후덥지근한 열기로 가득했다. 얼마 오르지 않아 옷은 흠뻑 젖었고, 3km를 오르는 데 1시간 20분이 걸릴 만큼 날씨와의 싸움이 이어졌다.

 

 

오를수록 암릉은 가파라졌다. 밧줄을 잡고, 바위틈을 붙잡으며 몸을 끌어올렸다. 땀은 수도꼭지를 틀어놓은 듯 줄줄 흘러내렸다. 힘겹게 암릉에 올라서니 왼편으로는 신불산과 신불산공룡능선이, 오른편으로는 우뚝 선 간월산이 펼쳐졌다. 공룡능선의 끝자락에 이르자 초록빛 간월재가 눈에 들어왔고, 남은 힘을 짜내 간월산과 간월재 중간 쉼터에 도착했다.

 

 

가방을 내려놓고 정상까지 남은 300m. 짧은 거리였지만 유난히 멀게 느껴졌다. 정상 인증을 마치고 다시 쉼터로 내려와 간월재로 향하는 길, 양옆으로는 초록 억새가 바람에 흔들리고 머리 위로는 강렬한 태양이 내리쬐었다.

오후 5시, 간월재에 도착해 그늘진 의자에 앉았다. 시원한 바람에 등산화를 벗고 잠시 쉬다가 나도 모르게 잠이 들었던 모양이다. 눈을 떠보니 한 시간이 훌쩍 지나 있었다.

 

원래는 신불산으로 올라 신불산공룡능선을 타고 하산할 계획이었으나, 예상보다 많은 시간이 흐른 터라 임도길을 따라 곧장 내려왔다. 영남알프스 인증센터에 도착해 정비를 마치니 어느덧 8시. 인근 편의점에서 커피 한 잔을 사 들고, 차를 몰아 수원으로 향하며 하루를 마무리했다.

 

등산코스 : 영남알프스주차장-인증센터-간월산공룡능선-간월산-간월재-임도길-인증센터-영남아프스주차장

등산거리 : 10.2km / 5: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