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그루터기지역아동센터에선 여름방학 특집 그루터기 초청강연 ‘꿈을 향한 발걸음’이 열렸다.
진로에 관한 다양한 고찰을 제공하는 초청강연의 첫 기회가, 감사하게도 경기남부뉴스 김혜숙 기자에게 왔다.
기자가 도착한 오후 6시, 그루터기지역아동센터엔 21명의 학생이 반짝이는 눈망울로 자리해 있었다. 약 45분 동안 ‘세상과 소통하는 기자’라는 강연 그리고 호기심 넘치는 질의 시간을 보냈다.

여기는 초중고 자녀를 둔 다양한 형태의 가족에게 자녀 양육의 마지막 안전망이기도 하다.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 속에 묵묵히 걸음을 다해온 이들은 청소년들에게 ‘긍정’이라는 미래를 심고 있었다.
기자는 아동 돌봄에 관해 정태만 센터장과 김복희 대표께 예정에 없던 인터뷰를 제안했다.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질문᛫답 형식으로 내용을 정리했다.
Q. 안녕하세요? 두 분 선생님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김복희 대표: 안녕하세요. ‘237아이들세상 사회적협동조합’을 이끄는 김복희 대표입니다. 조합은 매여울배움터, 그루터기지역아동센터, 수원시 다함께돌봄센터 20호점(망포글빛도서관: 위탁 2024~2029) 등 총 3곳의 시설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방치된 아이들이 안타까워 무료 공부방을 열어 5년간 공부를 가르치고 같이 밥을 해 먹었어요. 이후 10년은 사회복지사 자격 취득과 지역아동센터 설립 운영의 시간이었습니다.
정태만 센터장: 반갑습니다. 저는 그루터기지역아동센터 정태만 센터장입니다. 초등학교 4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 18명의 학생이 돌봄, 학습, 진학을 위해 이곳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저는 하교 후 센터에 오는 아이들을 맞이합니다. 가방을 두고 학원을 다녀오거나 이곳에서 숙제와 공부를 하고 저녁을 함께 먹어요. 센터와 함께한 지 5년이 되었고 선생님들과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용하고 있습니다.
Q. 여름방학 특집 그루터기 초청강연 ‘꿈을 향한 발걸음’이 뭔가요?
정태만 센터장: 영어 ‘JUST DO’는 ‘그냥 해’라는 뜻입니다. 지금 내가 실력이 갖춰져 있지 않다고요? 그냥 해보는 거예요. 괜찮아요. 우리 학생들이 청소년기에 직접 해보고 느끼며 한계짓지 않는 미래를 만들어가는 겁니다. 그래서 여름방학 초청강연을 기획하게 되었어요. 언론인, 음악인, 법조인 등 다양한 지인을 초청했고 더 많은 학생이 듣길 바라서 인근 매여울배움터 학생, 특히 고3 학생과 선생님들도 함께 자리하도록 권했습니다.
Q. 잘 들어주셔서 대단히 감사했습니다. 그럼 주제를 바꿔서 지역아동센터와 다함께돌봄의 가장 큰 차이를 알아볼까요?

정태만 센터장: 두 기관 모두 아동을 위한 돌봄을 제공하고 있지만, 운영 방식과 지원 구조에서 큰 차이가 있습니다. 다함께돌봄은 보통 초등1, 2, 3학년 어린 자녀들이 이용합니다. 운영은 100% 정부 예산이라 냉장고, 식기대, 에어컨, 임대료 등 전부 지원받습니다. 보통 새로 지었고 세대수가 많은 아파트 1층이나 커뮤니티 공간에 마련되어 쾌적한 환경이 장점이에요.
반면, 지역아동센터는 오랜 경험과 체계적인 프로그램을 바탕으로 일상 속에서 아이들의 성장을 도모하는 통합적 돌봄을 제공합니다. 돌봄의 깊이나 지속성 면에서 강점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임대료부터 주방선생님 급여 등 많은 부분이 비지급이라 환경이 녹록지 않은 현실입니다.
김복희 대표: 모든 아이가 어떤 기관에 소속되었는지와 관계없이 동등하게 존중받는 분위기를 만드는 건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다양한 체험과 교육을 안정적으로 제공하고 양질의 교사를 확보해야 합니다. 특히 다함께돌봄의 경우는 시간제 교사로 몇 시간만 돌봄에 참여하는 것보다 종일제 교사로서 아이의 성장에 함께 고민하며 책임을 다하도록 자리 보장과 적절한 대우를 제공해 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결국 양질의 돌봄서비스라는 결과를 얻게 돼요. 돌봄은 제도보다 아이 중심의 가치에서 출발해야 합니다.
Q. 종일제 교사 지원이 꼭 필요하다는 의견이시군요.
김복희 대표: 네. 다함께돌봄의 경우 현재 시간제 교사만 급여 인정이 되고 있어요. 현장의 필요를 반영한 유연한 인력 운영 정책이 마련된다면 훨씬 더 효과적인 돌봄이 가능할 것입니다.
그리고 지역아동센터 역시 인력 수급과 배치에서 여전히 고민이 많은데요, 저희 정태만 센터장님도 2년간 무보수로 일하셨습니다. 아이들에 대한 믿음이 없었다면 결코 할 수 없는 일입니다. 종일제 교사가 2명은 보장돼야 유사시를 대비할 수 있습니다.
Q. 왜 돌봄의 종류가 새롭게 생기는 걸까요?

김복희 대표: 지역아동센터를 하고 있는데 다함께돌봄이 한참 뒤에 생겼어요. ‘이건 또 뭐지?’ ‘왜 이렇게 똑같은 기관을 정부에서 자꾸 만들까?’ 생각했습니다. 결국은 정말 우리랑 비슷한 구조였고 정부에서 시설과 운영비를 다 지원해 주고 아이들 모집과 운영만 하는 구조였습니다. 첫 달부터 급여, 보조금이 다 나오죠. ‘아이들을 부모 소득으로 나눠 차별하는 건가?’ 시에 많은 건의를 했었습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돌봄 기관을 하나씩 만들어낼 게 아니라, 있는 기존 돌봄 시스템을 보완해서 새롭게 리셋을 하면 추후 국민으로부터 ‘이번 정부가 양질의 좋은 서비스를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으실 거로 생각해요.
Q. 끝으로 아이들에게 주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요?
김복희 대표: 제가 성경에서 제일 좋아하는 단어가 ‘평안함’이에요. 요즘 밥이 없어 굶지 않아요. 정에 굶주려 있지요. 다양한 형태로 구성된 가족이어서 어른들은 직장 다녀오면 지치니까 사랑 표현하기 어려운 그런 보통의 서민이거든요. ‘내가 사랑받고 있구나, 나를 믿어주시는구나!’ 아이들이 이런 마음의 평안을 누릴 수 있기를 바랍니다.
정태만 센터장: 제가 살면서 겪어온 어려움과 좌절이, 신앙을 하고 말씀을 대하다 보니 양분이 된 것 같습니다. 청소년기 학생들이 ‘평안함’을 만나면 다양한 경험을 통해 자존감이 만들어지지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해 보는, 그래서 꿈을 만들고 묵묵히 걸어가게 됩니다. ‘나는 소중한 존재야’ 우리 센터에서 그 희망을 만나길 기대합니다.
돌봄 현장이 진짜 필요로 하는 것은 ’아이 중심의 가치에서 출발해야 하는 것‘ 즉 차별 없는 돌봄이었다. 지속 가능한 제도로 어떤 환경에서도 동등하게 존중받고 응원받을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것, 바로 새로운 정부가 살펴야 할 진짜 숙제가 아닐까. 그 걸음에 감사를 담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