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김헌 교수가 들려주는 그리스 로마 신화 이야기
과거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한국에 방문했을 때였다. 그는 전 세계 기자들이 모인 곳에서 한국이 행사의 개최국이니만큼 특별히 한국 기자들에게 질문한 기회를 주었다. 그러나 한국 기자는 단 한 명도 질문하지 않았다. 이 에피소드는 이후에도 자주 회자되었고, 토론이나 질문에 중요성을 두지 않는 국내 교육 방식이 문제라는 지적도 있었다.
지금은 AI의 시대이다. 인간의 질문 능력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기 시작했다. 챗GPT를 통해서는 질문자가 무슨 질문을 하느냐에 따라 원하는 답과 크리에이티브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 그래서 AI전문가들은 미래에 인간이 갖추어야 할 공통적 자질로 ‘질문’을 꼽는다. 질문하는 능력을 키우기 위한 방법으로 독서를 빼놓을 수 없다. 그 중에서도 신화나 철학 등은 이미 검증된 고전이다. 다양한 인물과 에피소드가 등장하기에 자연스럽게 읽는 동안 문해력, 추리력을 키울 수 있고 인물에 감정 이입하거나 숨은 의도를 찾아내어 ‘나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을 바탕으로 사고력이 자랄 수 있다.
아쉽게도 요즘에 어린이, 학생, 어른 할 것 없이 고전은 어렵고 고루하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 인식을 보기좋게 깨트린 작가가 있다. JTBC 벌거벗은 세계사, TVN 차이나는 클라스 등 여러 방송 매체 및 강연에서 그리스 로마 신화 이야기를 누구나 재미있고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한 고전학자 서울대 김헌 교수 이다. 그는 앞서 청소년 도서 시장의 베스트셀러를 오래도록 장식한 [철학의 숲], [고전의 숲]에 이은 세 번째 책[신화의 숲]을 출간했다.
그리스 로마 신화 속 이야기는 무엇 하나 쓸모없는 부분이 없다. 특히 이 책에서는 지나친 자기애의 위험성(나르시시즘)을 알려주는 나르키소스의 비극, 뛰어난 재능에도 불구하고 모든 것을 잃게 된 아라크네의 교만함, 끝없는 도전을 택해 마침내 영웅으로 우뚝 선 테세우스의 용기 등 신화의 원전 속에서도 아이들이 스스로 흥미를 갖고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어 사고력과 집중력까지 확장시킬 수 있는 스토리를 가려내서 집대성했다.
“아이가 책을 많이 읽으면 좋겠다” 모든 부모의 바람일 것이다. 하지만 진짜 중요한 것은 아이가 억지로가 아닌 ‘스스로’, ‘재밌게’ 책을 즐겨 읽는 것이다. 자녀의 독서 편식으로 고민했다면 이제 재밌는 스토리텔링은 물론이고 주제 의식까지 명확한 신화의 숲속으로 들어가 보자. 책의 마지막 장을 덮을 즈음에는 “이 책 진짜 재밌어! 또 읽어야지!” 또는 “나르키소스처럼 나만 아끼지는 말아야지!”라고 말하는 아이를 보게 될 것이다.
<책정보>
발행일 | 2024년 5월 20일
펴낸곳 | 포레스트북스
가 격 | 18,000원
페이지 | 328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