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백산 국립공원은 충북 단양과 경북 영주에 걸쳐 있는 산악형 국립공원으로, 해발 1,439m의 비로봉을 중심으로 아름다운 능선과 울창한 숲이 펼쳐져 있다. 봄에는 철쭉, 가을에는 단풍으로 유명하며, 천연기념물과 희귀식물이 다양하게 서식해 생태적 가치도 높다.

소백산 정상석 사진: 배건일

7월 5일 토요일 새벽 2시에 집을 나섰다. 네비게이션에 어의곡탐방지원센터를 검색하여 출발한다. 한참을 달려 새벽 4시 15분에 어의곡탐방지원센터가 있는 새밭주차장(무료)에 도착하니 이른 시간인데도 여러 대의 차들이 있다. 정말 부지런한 등산애호가이다.

시설 좋은 화장실을 다녀와 정비하고 4시 40분에 어의곡탐방로 방향으로 등산을 시작한다.

검푸른 산 위로 여명이 밝아오고 점점 날이 밝아오지만 숲속은 여전히 어둡다. 헤드 랜턴을 켜고 걷기 시작하자, 어김없이 불빛에 이끌린 날벌레들이 몰려들었다. 부채질로 곤충들을 쫓아내며 평지와 돌길, 계단 길을 번갈아 오르내리는 여정이 이어졌다. 어둠 속에서 이어지는 길은 조용했지만, 날벌레들의 끈질긴 공격이 신경을 곤두서게 했다.

그렇게 걷다 보니 전나무 군락지에 도착했다. 그러나 그 순간부터 짙은 안개가 주변을 가득 메우며 시야를 거의 앗아갔다. 안개의 장막 너머로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고, 길조차 희미하게 가늠할 수 있을 정도였다. 마치 또 다른 세계에 들어선 듯한 기묘한 정적이 감돌았다.

한참을 길 따라 오르니. 와~ 이 시간에 벌써 하산을 하는 등산객들이라니. 대단들 하다는 생각을 하며 점점 고도를 오르는데 비는 안 오는데 빗방울 소리가 들린다. 고요한 숲속에서 너무 아름다운 청명한 소리이다. 근데 이상하게도 비가 내리지 않는데 빗소리가 들려 주변을 보니 안개 속 수증기들이 서로 뭉쳐 물방울이 되어 나뭇잎들 위로 떨어지고 있었다. 그 나뭇잎의 물방울들이 더 크게 뭉쳐 땅으로 떨어지는 모습을 보니 신비로운 세상에 온 듯 자연의 아름다움에 경의를 표했다.

어의곡삼거리 못 미친 지점에 오니 등산로가 테크로 비로봉 정상까지 이어져 있었다. 이곳부터는 하늘을 볼 수 있는데 짙은 안개와 거친 바람에 어느덧 옷은 젖어 들고 머리에서는 물방울이 떨어진다. 비로봉까지 거친 바람을 맞는데 몸이 조금씩 추위를 느껴 빠른 걸음으로 속도를 올리며 걷는다. 비로봉 정상에 도착해 보니 어떤 모녀가 벌써 와 있다. 새벽 3시에 출발해 좀 전에 도착했다고 한다. 딸은 추워 덜덜 떨고 있고 반대로 엄마는 시원해서 좋다고 했다. 결국엔 딸이 방풍 재킷이 없다며 서둘러 원점회귀를 한다. 내려가는 분들이 걱정돼 모녀에게 포도당 사탕을 두 알씩 챙겨줬다. 또, 숲속으로 들어가면 덜 추우니 안전하게 하산을 하라고 안내를 한 후, 어의곡삼거리에서 우측으로 꺾어 국망봉으로 향했다.

국망봉으로 가는 내내 편안하고 좋았다. 풍광이 좋은 멋진 구간인데 짙은 안개로 시야가 없어 아쉬웠지만 나름 운치 있어 호젓하게 걸을 수 있었다. 어느덧 걷다 보니 국망봉, 상월봉, 늦은맥이재까지 와 있었다.

늦은맥이재에서부터 새밭주차장까지 거리는 5km 급경사와 수많은 돌길을 밝아 지루하고 시간도 의외로 많이 소요되는 거리를 계속 내려온다. 산과 산 사이의 골을 따라 걷다 보니 물 흐르는 소리가 점점 크게 들렸다. 하산을 해보니 큰 계곡이 있었고, 거센 물소릴 내며 유유히 흐르고 있었다.

열 시에 안전하게 하산하니 햇살 가득한 날씨가 반기고 있었다. 여기저기서 많은 사람이 등산하려는 모습들을 보며 다음 장소로 이동하려고 정비한다.

소백산 여행은 안개로 시야는 흐렸지만, 오히려 그 덕분에 자연과 더욱 가까워질 수 있었다. 땀에 젖은 몸, 잎사귀 끝에 맺혀 떨어지던 물방울, 고요한 산속의 적막함 속에서 마음까지 씻겨 내려가는 듯한 느낌. 마지막에 다다랐을 때, 그 모든 순간이 한 폭의 그림처럼 마음에 남았다.

등산코스
어의곡탐방지원센터새밭주차장-어의곡탐방로-어의곡삼거리-소백산비로봉-어의곡삼거리-국망봉-상월봉-늦은맥이재-을전탐방로-어의곡탐방지원센터새밭주차장
거리/시간: 18.5km / 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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