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재희 교수는 ‘아이코닉 건축’, ‘성공하는 자녀를 위한 부모 교육’, ‘미래의 생존 전략 ESG’, ‘성공하는 CEO의 이미지메이킹 전략’ 등 다양한 분야의 책을 집필했다. 양 교수는 도심을 거닐 때조차도 스쳐 지나가는 공간 하나하나를 예사롭게 넘기지 않는다. 작은 골목, 오래된 벽, 무심코 놓칠 수 있는 도시의 결까지도 섬세하게 포착해내는, 감각이 살아 있는 건축 디자이너다.
도시의 스카이라인을 가로지르며 사람들의 기억에 강렬하게 각인되는 건축물들이 있다. 그 자체로 하나의 상징이자, 도시의 정체성을 대변하는 ‘아이코닉 건축’이다. 양재희 교수는 이러한 건축이 단순한 공간을 넘어 디자인의 본질을 담고 세상을 바꾸는 힘을 지닌다고 말한다.
14일 본지는 양재희 교수를 만나 아이코닉 건축의 의미, 도시와 자연의 공존, AI와 건축의 만남, 그리고 개인적 여정을 담은 이야기를 들어봤다.
“아이코닉 건축, 도시의 정신과 시대의 상징”

“아이코닉 건축은 강력한 시각적 인상과 깊은 의미를 통해 사람들의 기억 속에 각인되는 건축물입니다. 그 자체로 시대의 상징이자 도시의 정체성을 대표하죠.”
양재희 교수는 아이코닉 건축이 단지 미학적인 측면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고 강조한다. 그 도시는 무엇을 지향하는가? 어떤 가치를 품고 있는가? 이 모든 것이 건축물에 녹아든다. 디자인은 형태를 넘어서 정신을 담고, 그 정신은 도시와 인간, 자연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방식으로 드러난다.
도시와 자연의 융합, 20년 아침 산책에서 시작된 사명감
최근 교수의 가장 큰 관심사는 도시 속 자연의 회복과 공존이다.
“20년간 매일 아침 도시를 산책하며 공간이 변화하는 모습을 직접 목격했습니다. 예전에는 무분별한 개발이 많았지만, 지금은 자연친화적인 공원과 쉼터가 도시의 활력을 불어넣고 있죠. 인간과 자연, 도시가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이러한 사명감 아래, 교수는 도시의 지속 가능한 발전과 ESG 실천을 건축에 접목하는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각 도시의 정체성을 강화하고, 더 나은 삶의 질을 구현하는 건축을 고민하고 있는 것이다.
가장 인상 깊었던 건축, ‘전통과 현대의 조화’
수많은 건축 양식 중에서도 교수의 마음에 깊게 남은 작품은 벨기에 앤트워프의 ‘포트하우스’다.
“앤트워프는 바로크 건축의 도시이자, ‘플란다스의 개’로도 잘 알려진 역사 깊은 도시입니다. 그곳 항구의 오래된 건축물 위에 다이아몬드 형상의 현대 건축물이 올라간 모습을 보며, 과거와 미래가 만나는 도시의 정신을 실감할 수 있었죠.”
전통을 존중하면서도 현대적인 기술과 디자인으로 재해석한 이 건축은, 단순히 미학적 감동을 넘어 지속 가능성과 도시의 미래 비전까지 담고 있다. 교수는 이를 “도시의 활력을 불어넣는 아이코닉 건축의 완벽한 사례”라고 평가했다.
“지금 한국 사회, 전통의 정신에 현대적 가치 더해야”
그렇다면 지금 이 시대, 한국 사회를 담아낼 수 있는 건축은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
“전통 건축의 아름다움과 철학을 그대로 답습하기보다, 현대의 기술과 미학을 융합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야 합니다. 전통의 정신을 잃지 않으면서 현대인의 삶을 반영하는 것이 중요하죠.”
교수는 그 예시로 이집트의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을 들었다. 2000년 전 사라졌던 유산을 현대적인 건축으로 재탄생시킨 사례다. “원형 건축은 해가 뜨고 지는 모습을 형상화해 ‘삶의 순환’을 상징하고 있습니다. 전통과 현대가 조화롭게 공존하는 방식이 바로 지금 한국 건축에도 필요한 접근입니다.”

AI, 건축가의 창의성을 확장하는 파트너
AI 기술이 건축에도 커다란 변화를 불러오고 있다. 이미 두바이는 2014년부터 정보통신기술을 접목한 도시 설계를 실현해왔다.
“AI는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건축가의 창의성을 극대화하는 협업 파트너입니다. 매개변수만 입력하면 수많은 디자인 대안을 제시하고, 구조적 안정성이나 에너지 효율을 시뮬레이션하여 친환경적 건축도 가능하게 해주죠.”
대표적 사례로, 두바이 엑스포의 ‘알 와슬 플라자’가 있다. AI를 활용해 돔 구조를 최적화하면서도 미적인 아름다움을 실현했다. 앞으로는 3D 프린팅 기술과 결합해 복잡한 구조물을 효율적으로 건설하거나, 사용자 데이터를 분석해 스마트 빌딩을 구현하는 역할도 기대된다.
“AI는 반복적인 작업을 자동화하고, 다양한 전문가와의 협업 플랫폼 역할까지 해줄 것입니다.”
가족, 목표, 그리고 건축처럼 견고했던 삶의 고비
두 아이의 엄마이자, 책을 집필하고 박사학위를 받은 연구자. 그 여정에는 숱한 고비도 존재했다.
“논문 발표 시기와 딸의 콩쿠르 일정이 겹쳤을 때는 정말 난감했습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어요. 건축물이 무너질 듯한 상황에서도 기둥과 보가 서로를 지탱하듯, 저도 목표와 가족의 응원이 서로를 지지해주었죠.”
힘들었던 순간들을 견디게 해준 것은 바로 분명한 ‘목표’였다. “목표가 있었기에 힘든 줄 모르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습니다.”
“자신의 삶을 건축하라”
마지막으로, 미래를 설계하며 도전하는 젊은 세대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물었다.
“‘유기적 관계로 융합하며 자신의 삶을 건축하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위대한 건축물은 다양한 재료와 기술, 시대정신이 조화를 이루어 완성되듯, 우리 삶도 마찬가지입니다.”
교수는 세 가지를 강조했다.
첫째, 과거와 현재를 잇는 독서를 통해 선배의 지혜를 배우고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것.
둘째, 여행을 통해 다양한 문화와 아이코닉 건축을 경험하고 시야를 넓힐 것.
셋째, 세대 간의 커뮤니티를 통해 지혜를 융합하며, 각자만의 삶을 견고하게 지어 나갈 것.
“누구나 자신의 삶을 설계하는 건축가입니다. 과거와 현재, 미래가 조화롭게 공존하는 아름답고 단단한 삶을 지어가길 바랍니다.”
양재희 교수와의 인터뷰를 통해 도시건축이 단순한 공간 설계를 넘어, 국가의 경제와 경쟁력에 깊이 연결된 핵심 자산임을 다시금 느꼈다. 사람과 장소가 살아 숨 쉬는 건축의 본질이 ‘아이코닉 건축’을 통해 더 많은 이들에게 전해지길 기대해 본다.
양재희 교수는 건축디자인학과 석사학위, 국민대학원 건축 디자인 박사 학위를 수료하고, 현재 국민대학교 디자인대학원 겸임교수로 재직중이다. 또한 양재희 교수는 SACE 연구소 대표, 한국 ESG 위원회 아동 인권 위원장이기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