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기사수정

▲박온서 경기남부뉴스 자문위원


오서산은 충남에서 3번째로 높은 790미터의 산이다. 바닷가 서해안에서는 제일 높은 산이기에 서해바다 천수만 고기잡이 뱃사람들에게는 등대산 이라고도 불렸다고 한다. 까마귀와 까치가 보금자리를 많이 틀어 말 그대로 오서산(烏棲山)이라 한다.


차창풍경으로 바라본 오서산 ⓒpos


눈부신 하늘 아래 나무 그늘을 벗 삼아 걷는다는 것은 나에게 온전히 주어지는 자유였다. 오랜만에 세상의 소란과 근심은 잠시 접어두고 시원한 계곡물속에 몸을 담그듯 숲속을 유영하는 쉼의 시간이었다. 가파른 산길을 오르며 가쁜숨을 토해내기도 하고, 번잡한 마음과 나태해진 일상속에서 온몸은 젖은 빨래마냥 무겁기만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완근과 종아리를 타고 오르는 팔다리의 근육통도 기꺼이 감수할 수 있을만큼 산행은 가슴 뿌듯한 기쁨을 준다.


산행은 과정속에 주어지는 결과값을 알기에 오롯히 스스로의 노력만으로 땀을 흘린 자만이 정상 하늘 아래의 풍경을 마주할 수 있다.


결국, 산을 오른다는 것은 겸손하게 바닷물을 바가지로 퍼 올리듯 묵묵하고 우직한 마음가짐으로 올라야 하는 것이리라.


오서산 산행이 내게는 오랜만에 젖은 마음 오서산 하늘 아래 널어 말리는 그런 산행이었다. 옛고사에 '호시우보 천리'라 했던가? 살아가는데 있어 속도보다는 방향이 중요하고, 그 방향을 잃지 않으려면 어리석게 보일만큼 꾸준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사실을, 산행을 통해 돌아보게 된다. 사는 것도 그러해야 하는 것이라 믿는다.


풍경은 풍경을 바라보는 자리에서 스스로를 돌아보게 한다 ⓒpos


땀 흘린 자에게만 내어주는 오서산 정상 ⓒpos

0
기사수정
  • 기사등록 2025-08-29 07:55:12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이슈TV더보기
확대이미지 영역
  •  기사 이미지 솔직히 꿀 빨았던 8090 세대
  •  기사 이미지 tvN 태풍상사 ‘레트로 감성 오피스 생존기’
  •  기사 이미지 우주메리미, '위기 엔딩' 시작하자마자 발각 위기에 처한 위장 신혼기
최신뉴스더보기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