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복순 기자
이주민, 선주민 더불어 성장하는 건강한 공동체
웰니스케어가 실현되는 도시
화성시외국인복지센터는 화성시에 거주하는 외국인 주민의 안정적인 정착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설립되어, (재)수원대학교 산학협력단에서 위탁 운영하고 있다. 교육, 상담, 문화 프로그램을 통해 외국인과 지역 주민 간의 상호 이해를 넓히고 문화적 갈등을 해소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경기남부뉴스는 지난 9월 17일 화성시외국인복지센터를 방문해 손녕희센터장을 만나 이주민이 지역사회 속에서 안정적으로 정착하고 함께 살아가기 위한 복지센터의 방향과 비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Q. 센터장 취임 이후 활동과 포부는 어떻게 되나요?손녕희센터장A. “2024년 3월 화성시외국인복지센터장으로 취임한 이후, ‘이주민과 선주민이 함께 어울리며 성장하는 포용 공동체’를 목표로 다양한 소통과 참여의 장을 마련해왔습니다. 아쉬운 점도 있지만, 개선을 위해 지속적으로 포럼을 개최하며 변화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저는 다문화 분야에서 석사와 박사 과정을 전공하였으며, 연구의 중심은 교육정책이었고 그 안에서 다문화 정책을 주요 논문 주제로 삼았습니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다문화 교육과 정책 발전에 이바지하고자 합니다.“
Q. 소식지 이름이 '어깨동무'라고 들었습니다. 어떻게 운영되고 있나요?
소식지 '어깨동무'
A. “저희는 연 2회 소식지를 발행하고 있으며, 외국인 주민분들이 자신의 모습이 나오는 걸 좋아해서 사진을 많이 실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매달 크고 작은 행사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고, 9월에는 다양한 문화체험 행사, 10월에는 대규모 체육대회, 11월에는 포럼 등 하반기 일정이 풍성하게 계획되어 있으며, 특히 이주노동자들이 한국 문화를 접하고 활발히 어울릴 기회 마련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Q. 화성시 외국인복지센터만의 차별화된 방향성과 주요 운영 프로그램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A. “지역사회에 어떤 이주민 집단이 주로 거주하는지에 따라 달라집니다. 수원은 재중동포(조선족) 중심의 사업과 정책이 주를 이루지만, 화성시는 현재 약 6만 7천 명의 외국인이 거주해 경기도에서 두 번째로 많으며, 이 중 2만 6천 명은 이주노동자로 다양한 배경의 주민들이 함께 생활하고 있습니다. 가족을 동반한 이주노동자가 늘어나면서 이들을 주요 대상으로 현 문제와 지역사회에 함께 살아가기 위한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정책이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이 화성시만이 가지고 있는 주제라 할 수 있습니다.
2023년부터 행정적으로는 ‘다문화’라는 용어가 쓰이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이주 배경 청소년’, ‘이주 배경 시민’ 등 더 포용적인 표현을 사용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또한 ‘외국인 근로자’ 대신 ‘이주노동자’라는 용어를 쓰고 있으며, 단어 선택이 사회적 인식과 태도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센터는 이러한 변화를 반영해 용어 사용에도 세심히 주의를 기울이고 있습니다."
지게차(3톤 미만) 교육 현장
제과제빵수업
A. ”센터는 이주노동자를 위해 한국어 교육을 제공하고, 장기 체류자의 경우 실제 사업장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지게차 교육 등 실무 중심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주노동자들은 한국에 오래 머물수록 단순한 생계 활동을 넘어 자기계발에 적극적인 관심을 보입니다. 이를 반영해 바리스타, 제과제빵, 한국 요리 등 다양한 직업기술·취미 교육 과정을 마련하여 개인의 성장을 지원하고, 지역사회 정착에도 이바지하고 있습니다.
화성시에는 결혼이민자를 위한 가족센터와 올해 개소한 글로벌 청소년센터가 있습니다. 전국 세 곳(안산, 수원, 화성) 중 화성이 세 번째로 설립된 기관으로, 이주 배경 청소년의 교육과 문화 정체성 형성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Q. 이주노동자들과 그 자녀들이 교육 현장과 한국 사회에서 겪는 어려움은 무엇인가요?
A. “사할린 1·2세대는 한국어를 유지하지만 3·4세대로 갈수록 사용이 줄고, 중앙아시아 출신 자녀들은 전쟁과 불안정 속 가족 합류로 언어·문화 장벽에 부딪히며 학교 적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특별반은 과밀과 지원 부족으로 한계가 있습니다. 이와 함께 일자리 문제, 비자 제약으로 교육과 취업, 안정적 정착도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또한, 고령 이주민 1세대는 경제적 취약성과 국적 문제로 복지 사각지대에 놓여 고독사 위험이 크며, 고려인과 중국 교포 간 제도적 차별도 존재합니다.
비자와 취업 제도가 현실을 따라가지 못해 이주민들은 더 나은 기회를 찾아 일본 등으로 떠나고 있습니다. 특히 일본은 최근 3년 사이 문호를 개방하고 비자 전환을 쉽게 하며 적극적인 이민·다문화 정책을 펼치지만, 한국은 이미 정착한 인재조차 지키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외국인 문제가 아니라 인력·교육·복지·이민 정책이 얽힌 구조적 과제로, 이들을 동등한 사회 구성원으로 인식하고 현실에 맞는 취업 및 비자 제도를 마련해야 합니다.”
Q. 과거 우리 청년들이 외국에서 노동했던 경험처럼, 이주노동자들의 잠재력을 우리 사회는 어떻게 바라봐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통역서포터즈 위촉식A. “영화 국제시장 속 한국의 젊은이들, 심지어 서울대생들까지도 가족을 위해 해외로 나가 광부로 일했습니다. 가족이 논밭을 사고, 동생이 학교에 다닐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당시 해외로 나간 이들은 단순한 노동자가 아니라, 정보에도 밝고 똑똑한 젊은이들이었습니다.
오늘날 한국에 오는 이주노동자들은 단순히 생계 목적이 아니라 열린 마음과 뛰어난 역량을 지닌 인재들입니다. 이들이 고국으로 돌아가면 사회 지도층으로 성장할 잠재력도 충분히 갖추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여전히 익숙한 틀 안에서 그들을 판단하는 경우가 많아 그 가치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사실 이주노동자야말로 우리 사회가 귀하게 여겨야 할 소중한 인재들입니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요?
A. "앞으로도 화성시외국인복지센터는 외국인 주민들이 자유롭게 꿈꾸고 성장할 수 있도록 곁에서 응원하고 지지할 것입니다. 더 나아가 내·외국인이 함께 교류할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화성시외국인복지센터는 다양한 문화와 언어, 삶의 배경을 가진 외국인 주민들이 스스로 만들어가는 공간이다. 이주노동자들이 지역사회 안에서 존중받으며 재능을 키워주는 공동체로 살아갈 수 있도록 곁을 지켜주는 센터의 변화들이 모여, 더 넓은 공존의 길을 열어갈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