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옥 기자
지능형교통체계(ITS)는 이미 우리의 생활 곳곳에 자연스럽게 녹아 있다. 스마트폰으로 버스 도착 시간을 확인하고, 내비게이션이 실시간 교통 정보를 반영해 최적 경로를 안내하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 차량의 주행보조 시스템은 운전자의 안전을 지키고, 하이패스 등 비접촉식 요금소가 고속도로의 흐름을 원활하게 만든다. 이러한 ITS 기술의 발전은 교통의 효율성과 안전성을 크게 높였고, 미래 교통에 대한 기대를 한층 키우고 있다.
2025년 5월 28일부터 30일까지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2025 수원 ITS 아태총회’는 미래 교통의 모습을 미리 경험하고, 국내외 최신 ITS 기술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특별한 기회다. 이번 총회에는 30여 개 아시아·태평양 국가의 정부 관계자, 산업계 리더, 학계 전문가들이 참석해 ‘ITS가 제시하는 초연결 도시(Hyper-Connected Cities by ITS)’라는 주제로 미래 도시의 교통 혁신을 논의한다.
특히 개회식에는 한국을 비롯해 말레이시아, 네팔, 캄보디아, 몽골, 베트남, 우즈베키스탄 등 12개국의 장·차관급 인사가 참석해, ITS를 기반으로 한 도시 간 연결과 디지털 전환의 비전을 공유한다. 총회 기간 동안 185편의 논문이 발표되는 50회의 세션이 열리고, 7개국 71개 기업이 참여하는 176개 부스 규모의 대규모 전시도 마련된다.
수원시는 이번 총회를 통해 수원의 우수한 ITS 행정과 첨단 교통기술을 세계에 알릴 계획이다. 1997년 전국 최초로 자체 예산을 투입해 ITS를 도입한 이후, 스마트 교차로와 긴급차량 우선신호 시스템 등 다양한 미래형 교통 인프라를 선도적으로 구축해왔다. 수원화성, 행리단길, 통닭거리 등 수원의 대표 관광지를 알리는 문화 프로그램도 함께 운영해, 참가자들은 수원의 매력을 다각도로 경험할 수 있다.
수원시 영통구 광교지구 중심지를 시험 운행 중인 자율주행 차량이 정지 신호에 정차하고 있다.
총회 기간 동안 수원 도심에서는 미래 교통의 실제 모습을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시연이 펼쳐진다. 광교지구에서는 자율주행차 5대가 실시간 도로 정보를 수집하며 주행하는 모습을 직접 볼 수 있다. 일부 구간에서는 조이스틱을 이용해 수동으로 운전하는 신기한 체험도 가능하다. 또한, 긴급차량 우선신호 시연을 통해 실제로 구급차가 일반 도로 대비 두 배 빠른 시간에 목적지에 도착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고속도로 C-ITS(차세대 지능형교통시스템) 시연에서는 도로 위 위험 상황을 실시간으로 감지해 알려주는 첨단 서비스를 체험할 수 있다.
전시관에서는 국내외 선도 기업들이 AI 기반 교통 영상 분석, 다차로 하이패스, 실시간 차량 추적 센서, 스마트 주차관제 등 다양한 ITS 신기술을 선보인다. 수원지역 10개 첨단기업도 참가해, 지능형 주차, 차량 정보 안내, 교통 안전 등 다양한 분야의 혁신 솔루션을 소개한다.
일반 시민들도 쉽게 ITS의 미래를 체험할 수 있도록, 전시장 내외에 체험존이 마련되어 있다. 자율주행 주차로봇, 도심항공교통(UAM) 모형, 교통사고 안전띠 체험, 원격 자율주행 조종, 스마트 횡단보도 등 미래형 교통기술을 직접 경험할 수 있다. 외부에서는 자율비행 드론이 수원컨벤션센터 외관을 실시간으로 점검하는 시연이 하루 세 차례 진행되어, 드론과 인공지능이 결합된 미래 점검 시스템을 눈앞에서 볼 수 있다.
총회는 단순한 기술 전시를 넘어, 시민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축제의 장으로 꾸며진다. 수원컨벤션센터 1층 로비와 야외 공간에서는 플리마켓, VR 체험, 한복 체험 등 다양한 시민 참여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푸드트럭과 휴게공간도 마련된다. 3일 동안 야외광장에서는 버스킹 공연이 이어지고, 개막일 저녁에는 1,200대의 드론이 펼치는 드론아트쇼가 광교호수공원 밤하늘을 수놓는다.
이재준 수원특례시장은 “제20회 수원 ITS 아태총회는 수원의 ITS 역사와 경험이 아태지역 국가, 도시, 학계, 산업계와 가까워지는 초연결의 장이 될 것이다. 전문가 중심의 행사를 넘어 시민과 함께하는 미래 교통 대축제가 될 수 있도록 준비한 만큼 많은 시민이 참여해 즐기길 바란다”고 밝혔다.